저자 : 에드 용
출판사 : 어크로스
저자소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 블로거, 과학 저널리스트.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자연과학을 전공, 분자생물학과 동물행동학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서 생화학 연구로 철학석사(M.Phil) 학위를 받았다.
에드 용은 생물학, 신경과학, 심리학, 동물행동학, 진화생물학을 넘나들며 곰팡이부터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기술)까지 다양한 주제를 심도 있게 탐사한 블로그(‘Not Exactly Rocket Science’)를 통해 단숨에 가장 주목할 만한 과학 작가로 떠올랐다. 자연계의 경이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놀라운 연구 결과들, 중요한 과학적 발견을 신속하게 소개하는 그의 블로그는 “과학 저널리즘의 미래”(〈사이언티픽 아메리칸」)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후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독점 중계되었으며 영국 과학 저술가 협회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저술가상’(2014)을 비롯한 다양한 상을 받았다.
미생물의 세계를 탐사한 그의 첫 책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원제: I CONTAIN MULTITUDES)는 「뉴욕타임스」(Notable Books of 2016), 「가디언」(Best Books of 2016), 「퍼블리셔스 위클리」(Books of the Year), 「이코노미스트」(Best Books of 2016), 「 커커스리뷰」(Best Book of the Year) 등 언론의 올해의 책 리스트에 선정되었으며, 2017년 웰컴 도서상(Wellcome Book Prize) 숏 리스트, LA타임스 도서상 파이널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최고 수준의 과학 저널리즘”이라는 빌 게이츠의 찬사를 받았고, 마크 저커버그가 침대맡에 두고 읽는 책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네이처」, 「뉴욕타임스」, 「와이어드」, 「뉴 사이언티스트」 등에 칼럼을 기고해왔으며 현재 「더 애틀랜틱」의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들어가며: 지구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
1장 냄새와 맛 : 예외 없이 모두가 느낄 수 있는
인간의 후각이 형편없다고?│세상의 냄새를 맡는 각자의 방식│개미의 세계와 페로몬│냄새에 지배되는 삶│코로 그리는 지도│스테레오 후각│냄새와 맛의 차이
2장 빛 : 각각의 눈이 바라보는 수백 개의 우주
‘진정한 눈’을 향한 네 단계│민감도와 해상도의 상관관계│‘장면 없는 영화’를 보는 가리비│독수리는 정면을 보지 않는다│들키지 않고 파리에게 다가가는 법│그들의 밤은 우리의 낮과 같다│거대한 동물의 더 거대한 눈│밤이 가리지 못하는 색
3장 색깔 : 빨강, 초록, 파랑으로 표현할 수 없는 세계
인간에게 벌어진 ‘행운의 실수’│자외선은 또 하나의 색일 뿐│사색형 색각자의 세계│완전히 다른 차원의 색│갯가재의 광학적 사치│편광수용체│눈이 먼저일까? 신호가 먼저일까?
4장 통증 : 아픔이 고통이기만 할까?
통각과 통증의 구별│물고기가 통증을 느낄까?│통증의 진화적 이익과 비용│실험용 동물이 느끼는 고통│고통의 증후는 종마다 다르다
5장 열 : 걱정 마세요, 춥지 않습니다
주열성, 춤추는 파리의 비밀│지옥불을 향해 달려드는 딱정벌레│“피를 찾습니다”│뱀은 어떻게 열을 감지할까?
6장 촉감과 흐름 : 이보다 민감할 순 없다
거칢을 감지하는 감각│시각이 아닌 촉각으로│수염의 쓸모│물과 공기를 통해 흐르는 신호│‘무엇이었는지’를 느낀다는 것│이상한 접촉 센서들│인간의 손끝보다 섬세한 악어의 돌기│삶과 죽음을 가르는 털│거미의 감각모, 귀뚜라미의 사상모
7장 표면 진동 : 땅이 속삭이는 이야기
떨림이 만들어내는 노래│모래 위의 암살자가 사냥하는 법│지반진동을 감지하는 생물들│발로 소리를 듣는 코끼리│거미줄, 진동으로 가득 찬 세계
8장 소리 : 세상의 모든 귀를 찾아서
청각의 먹이사슬│‘귀’는 필수가 아닌 선택│개구리의 세레나데를 도청하는 박쥐│인간이 들을 수 없는 무언가│계절에 따라 변하는 귀│바다는 고래의 목소리로 가득 차 있다│아무도 대답할 수 없는 문제들│초음파, 은밀한 의사소통 방식
9장 메아리 : 고요하던 세상의 맞장구
반향정위를 위한 10가지 난관│무적의 음파 탐지기│불나방의 말대꾸│‘소리로 만지는’ 감각│돌고래의 투시력│메아리로 세상을 보는 사람
10장 전기장 : 살아 있는 배터리
능동적 전기 정의│정보의 손실 없는 완벽한 의사소통│로렌치니 팽대부│전기감각의 복잡한 역사│전기감각은 육지에서도 작동할까?
11장 자기장 : 그들은 가야 할 길을 알고 있다
동물들의 생물학적 나침반│거북의 놀라운 항해 기술│베일에 싸인 자기수용체│직관에 어긋나는 세계
12장 감각 통합 : 모든 창문을 동시에 들여다보기
하나의 감각에만 의존하는 동물은 없다│자아를 타자와 구별하기│‘팔의 세계’와 ‘머리의 세계’│환상과 착각 속에 사는 인간
13장 감각 풍경의 위기 : 고요함을 되찾고 어둠을 보존하라
‘빛’이 세계를 오염시킨다│더 시끄럽게 울어야만 하는 새들│납작해진 감각풍경│‘인간이 추가한 자극’ 제거하기│경이로움은 가까이에 있다
감사의 말
미주
참고 문헌
사진 출처
내용요약
왜 인간 아닌 다른 포유류는
‘초음파’를 들을 수 있을까?
다른 동물들이 살고 있는 우리 주변의 놀라운 평행우주
200개의 눈을 가지고 있는 가리비는 압도적인 숫자에도 불구하고 우리처럼 ‘장면’을 인식하지 않고, ‘움직이는 것’만을 탐지한다. 이는 각기 다른 위치에 있는 200개의 CCTV를 가지고서도 도둑의 얼굴은 보지 못한 채, 도둑일지 아닐지 모르는 사람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감시 체계와 마찬가지다. 한편, 진동과 촉각을 통해 세상을 감지하는 여느 거미들과 달리 깡충거미는 시각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깡충거미는 총 여덟 개의 눈을 가지고 있는데, 중앙 눈은 패턴과 모양을 인식하고, 보조 눈은 움직임을 추적하는 각기 다른 임무를 수행하며 엄청난 정보를 처리한다. 카멜레온은 앞뒤를 동시에 보거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두 개의 표적을 추적하는 능력이 있다.
이에 반해, 인간은 머리 중앙에 오직 두 개의 눈을 갖고 있을 뿐인데, 자연계 전체를 보았을 때 이러한 특성은 전혀 표준이 아니다. 세상에는 ‘눈을 소유한 생물’만큼 다양한 눈이 존재한다. 저자는 이 책이 뛰어난 감각기관을 보유한 동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동물의 다양성에 관한 책이라고 분명히 말한다. 인간의 이익을 위해 동물의 감각을 모방할 궁리를 하거나 그 탁월함에 감탄하며 순위를 매길 것이 아니라, 동물을 ‘그 자체’로 바라보는 것이 가치 있다고 말이다.
에드 용은 동물학자 야콥 폰 윅스퀼이 정의한 ‘환경 세계’(umwelten)를 이 책의 주요 개념으로 가져와, 모든 유기체가 자기 감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세계의 아주 작은 부분만을 인식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렇기에 다른 동물에게는 자연스러운 감각이 인간에게는 초자연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로 대다수 포유류는 초음파 범위까지 잘 들을 수 있다. 다른 동물들에게는 일상적인 주파수를 ‘초’음파라고 부르는 것은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전통적인 분류 방식인 오감이 아닌, 지구상의 생명체들이 감지할 수 있는 자극(냄새와 맛, 색깔, 열, 소리, 표면 진동, 전기장 등)과 그에 상응하는 감각으로 각 장을 구성했다. 이 중에는 ‘사색형 색각’으로 새로운 차원의 색을 구별하는 벌, ‘지반진동’을 이용해 장거리 의사소통을 하는 코끼리, ‘자기장’을 통해 5~10년 동안 대서양을 항해하는 거북처럼 인간에게 없는 감각을 사용하는 놀라운 동물들이 있다. 지구라는 동일한 물리적 공간에서 각각의 생명체들은 마치 평행우주에 사는 것처럼 전혀 다른 경험을 한다. 우리는 동물들의 눈과 귀, 코와 피부를 통해 지구 환경을 탐험함으로써 우리의 세계를 확장해 나가게 될 것이다.
“수면 위에 가만히 떠 있기만 한 해달은 게으른 걸까?”
지금까지 봐왔던 모든 생명체의 움직임을 재고하게 만드는 숨겨진 이야기들
우리에게 익숙한 해달의 모습은 수면 위에 반듯이 누운 채 두 손을 배 위에 올려놓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장면은 그들이 게으르고 무기력하다는 고정관념을 초래한다. 하지만, 이는 다분히 인간 중심적인 착각이다. 해달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체중의 4분의 1에 상당하는 먹이를 먹어야 하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분주한 발놀림으로 먹이를 찾는다. 날씨가 더워지면 정신없이 날아다니는 파리가 극성이다. 파리는 왜 잠시도 쉬지 않고 날아다니는 걸까? 파리의 좌우 더듬이는 0.1의 온도 차이도 감지할 수 있다. 그들은 온도 차를 느끼면 엄청난 속도로 방향을 전환해 조금이라도 더 쾌적한 곳으로 향한다.
저자는 항상 무작위적이고 혼란스러워 보였던 파리의 진로가 알고 보니 목적의식을 가진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 자신이 이제껏 봐온 모든 파리의 움직임을 재고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이처럼 우리는 세상을 바라보는 특정한 방식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게다가 인간은 매우 시각적인 동물이라 다른 감각을 설명할 때 시각적 은유를 사용하지 않기가 무척 어렵다. 심지어 전기장을 탐지하는 능력처럼 인간에게 없는 감각을 설명할 때도 과학자들은 ‘이미지’와 ‘그림자’를 들먹인다.
이 책에 등장하는 과학자들은 동물의 삶을 그들의 감각이 아닌 우리의 감각으로 재단하는 것을 경계하며, 동물의 감각을 연구하는 일은 어렵고 겸손을 요구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동물의 환경 세계를 조금씩 더 이해하게 될 때면 감탄의 목소리로 이렇게 외친다. "우리는 다른 행성에서 온 외계인을 찾을 필요가 없어요. 바로 옆에 세상을 전혀 다르게 해석하는 동물들이 있으니 말이죠!"라고. (동물 시각 연구자 엘리자베스 제이콥) 에드 용은 생물학의 최전선에서 분투하는 연구 현장의 이야기부터 동물의 눈을 통해 세상을 경험하려고 노력하는 연구자들의 마음을 생생하고 유쾌하게 담아냈다.
플라스틱 쓰레기보다 치명적인 ‘인간이 추가한 자극’
고요함을 되찾고 어둠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하는 일
이 책을 통해 마주하게 될 새로운 감각 세계는 우리가 상상하고 음미하는 동시에 지켜내야 하는 세계다. 저자는 꺼지지 않는 빛과 소음 같은 ‘인간이 추가한 자극’이 자연계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경고한다. 사람들은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해양 오염은 걱정하지만, 해양 소음의 심각성은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인간이 아무 생각 없이 채워 넣은 빛과 소리는, 수백만 년 동안 그곳에 살아왔던 거주자들을 내쫓고 그들의 의사소통을 무력하게 만드는 심각한 문제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분해되는 데만 수백 년이 걸리지만, 빛 공해는 불을 끄자마자 멈추고, 소음 공해는 엔진과 프로펠러의 소리를 줄이면 해결할 수 있다.
인간은 이처럼 다른 동물들의 삶을 그 어느 때보다 힘들게 만든 주범이지만, 다른 동물들이 세계를 감지하는 방식을 궁금해하고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생물이기도 하다. 에드 용은 지구에서 “하나의 종이 사라질 때마다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하나씩 잃는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말한다.
이 책을 집필한 시기였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 그는 ‘고요함’을 되찾고 ‘어둠’을 보존하려는 성공적인 시도를 목격했고, 우리에게 아직 기회가 남아 있음을 당부한다. 동물들의 광대한 감각 세계를 살펴본 끝에 결국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바와 같이, ‘감각 풍경’의 풍부함을 지키는 일은 우리와 지구의 동료 거주자들을 위해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이며, 다른 동물들의 ‘환경 세계’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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