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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서적

블랙홀 전쟁 : 양자 역학과 물리학의 미래를 둘러싼 위대한 과학 논쟁

by 책먹는아재 2023.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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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레너드 서스킨드
출판사 : 사이언스북스
 

저자소개

  뉴욕 시티 칼리지(CCNY) 공학부를 졸업하고 코넬 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3년부터 스탠퍼드 대학교 이론 물리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양자 광학, 기본 입자 물리학, 우주론 등 이론 물리학의 모든 분야에 공헌했다. 스티븐 호킹에 대항해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정보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쿼크 속박 이론, 중입자 생성, 블랙홀 상보성 원리, 홀로그래피 원리 등 현대 물리학계를 뒤흔든 여러 개념들을 발견해 내기도 냈다.
  미국 국립 과학원(NAS)과 미국 학술원(AAAS) 회원이며, 세계 최고의 이론 물리학 연구 기관 중 하나인 캐나다 페리미터 이론 물리학 연구소의 객원 교수이다. 우리나라 고등과학원(KIAS)의 석좌 교수로 강연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우주의 풍경』, 『블랙홀 전쟁』, 『물리의 정석: 고전 역학 편』, 『물리의 정석: 양자 역학 편』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 몰려드는 전운
1장 첫 총성
2장 어둑별
3장 낡아빠진 기하학은 이제 그만!
4장 "아인슈타인이여, 신이 무엇을 하든 상관하지 말지어다."
5장 플랑크가 더 좋은 척도를 고안하다
6장 브로드웨이 웨스트 엔드 카페
7장 에너지와 엔트로피
8장 휠러의 제자 드링여, 그대들은 얼마나 많은 정보를 블랙홀에 집어넣을 수 있을까?
9장 검은빛
2부 기습 공격
10장 호킹이 잃어버린 정보 조각
11장 네덜란드인의 저항
12장 무슨 상관이랴
13장 교착 상태
14장 아스펜 전초전
3부 반격
15장 샌타바버라 전투
16장 잠깐! 신경망을 되돌려라
17장 케임브리지의 에이해브
18장 세계는 홀로그램이다!
4부 전쟁의 끝
19장 대량 추론 무기, 끈 이론
20장 앨리스가 본 마지막
21장 블랙홀을 세다
22장 남아메리카의 승리
23장 돌아온 핵물리학
24장 물리학이란 '원래'그런 것이다
에필로그
감사의 말
용어 해설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내용요약

  2004년 더블린 학회에서 스티븐 호킹은 “블랙홀과 정보 역설”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했고, 이듬해 미국의 물리학 학술지인 ≪피지컬 리뷰≫에 「블랙홀에서의 정보 손실」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1976년에 시작된 오랜 논쟁에 대한 호킹의 공식적인 ‘항복 문서’였다. 도대체 호킹은 누구에게, 그리고 어떤 논쟁에서 패배한 것일까?
  1970년대 말 블랙홀에 관한 연구가 이제 막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무렵에 영국의 젊은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호킹 공식’이라는 우아한 방정식으로 블랙홀의 증발을 증명해 현대 물리학의 역사를 다시 썼다. 빛조차 탈출하지 못하는 중력의 감옥 블랙홀에 붙잡힌 물질은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 - 우리 세계와 블랙홀의 특이점이 지배하는 세계를 나누는 경계선 - 을 통과하는 순간 다시는 우리 세계로 돌아올 수 없다. 인류의 역사를 모두 담은 거대한 백과사전이 블랙홀에 빠지고 그 블랙홀이 호킹 공식을 따라 증발해 버린다면 인류의 역사라는 정보는 우주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것일까? 호킹은 그렇다고 주장했다. 블랙홀에 빠진 정보는 블랙홀의 증발과 함께 소멸해 버린다. 대부분의 물리학자는 호킹의 주장이 가진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다.
  그러나, 끈 이론의 창시자 중 한 사람으로 현대 이론 물리학계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물리학자인 레너드 서스킨드와 네덜란드 물리학자로 입자 물리학의 표준 모형을 정립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헤라르뒤스 토프트는 1983년 한 세미나에서 호킹의 주장을 처음 듣고 호킹의 주장이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문제를 깨달았다. 정보가 블랙홀에서 소멸한다는 호킹의 주장을 옳다고 인정하면 우리 우주의 가장 근본적인 법칙 중 하나인 에너지 보존 법칙과 정보 보존 법칙이 깨진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에너지 보존 법칙과 정보 보존 법칙이 깨지면 아인슈타인, 오펜하이머와 파인만 같은 위대한 물리학자들이 오랜 시간 동안 쌓아 온 현대 물리학 전체가 무너질 위기에 처한다.
  양자 역학과 현대 물리학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고 느낀 서스킨드와 토프트는 호킹의 주장을 반박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30년에 걸친 ‘블랙홀 전쟁’의 시작이었다.
  레너드 서스킨드의 신작 「블랙홀 전쟁(The Black Hole War)」은 세계 최정상급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블랙홀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진 위대한 과학 논쟁을, 논쟁의 당사자가 직접 설명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 독자들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물리학자(스티븐 호킹)와 그에 못지않은 지성을 가진 최정상급 물리학자들이 블랙홀과 우주의 본질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연구하고, 논쟁하며, 물리학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혁명적으로 바꾸어 가는지 지켜볼 수 있다.

  이 책은 단 하나의 사고 실험을 둘러싼
지적인 전투에 관한 책이다.

  1976년 스티븐 호킹은 블랙홀에 책이나 컴퓨터나 기본 입자 같은 정보를 한 조각 던져 넣으면 어떻게 될까 하고 상상했다. 호킹은 블랙홀이 궁극적인 덫과 같아서 바깥 세계에서 보기에는 그 안으로 던져진 정보가 완전히 없어져 다시 꺼낼 수 없을 것이라고 보았다. 이렇듯 명백하게 무결해 보이는 주장은 완전무결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현대 물리학에서 밝혀낸 가장 기본적인 자연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는 ‘정보의 보존’을 뒤흔드는 위험한 생각이기 때문이다. 사태를 주시하던 사람들이 보기에는 호킹이 틀렸거나 아니면 300년 된 물리학의 핵심 법칙이 잘못되었거나 둘 중의 하나였다. -본문에서
  레너드 서스킨드는 호킹에 비교하자면 국내 독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론 물리학계의 세계적 권위자 중 한 사람이다. 현재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이자, 한국 고등과학원(KIAS)의 석좌 교수이기도 한 레너드 서스킨드는 끈 모양의 구조물로 여러 종류의 강입자를 통합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을 구상해 내 현대 입자 물리학의 난잡한 수수께끼를 해명하는 데 공헌했으며, 양자이론과 상대성 이론을 통합하는 양자 중력 이론, 즉 우주 만물을 설명하는 궁극적 이론의 후보로 평가되는 끈 이론의 기초를 마련해 현대 끈 이론의 아버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외에도 쿼크 속박 이론, 중입자 생성 이론, 블랙홀 상보성 원리, 홀로그래피 이론 등 현대 이론 물리학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중요한 이론적·수학적 도구들을 고안해 새로운 연구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이 책은 레너드 서스킨드가 호킹이 던진 블랙홀에서의 ‘정보 소멸’이라는 딜레마를 출발점으로 삼아, 블랙홀 상보성 원리와 홀로그래피 원리라는 21세기 물리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초가 될 원리를 발견하게 되는 과정을 기록한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최첨단 물리학 이론을 소개하는 정보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현장에서 혁신적 연구를 수행해 온 물리학자가, 물리학에서 패러다임의 이동이 진행되는 방식을 생생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레너드 서스킨드는 토머스 쿤을 인용하며 자신과 호킹의 논쟁을 물리학사에서 새로운 ‘패러다임 이동’의 출발점으로 평가한다. 블랙홀을 빛과 모든 것을 흡수하는 차가운 천체에서 호킹 복사를 방출하는 뜨거운 천체로 블랙홀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 호킹이라면, 블랙홀에서의 정보 소멸 문제로 호킹과 논쟁을 벌이며 블랙홀 상보성 원리와 홀로그래피 이론을 도출해 내 실험적 검증이 곤란한 수학적 다차원 이론인 끈 이론과 실험적 검증이 가능한 입자 물리학 사이의 연결 고리를 발견해 낸 헤라르뒤스 토프트와 레너드 서스킨드 등은 현대 물리학 전체를 뒤흔드는 패러다임 이동의 발안자라고 할 만하다.
  1970년대 후반 호킹에 의해 처음 문제 제기가 이뤄졌고, 1980년 초반 이후 서스킨드와 토프트가 호킹이 제기한 문제에 관해 관심을 가지면서 본격화된 블랙홀 전쟁은 호킹의 항복 선언으로 막을 내렸지만, 모든 과학 전쟁이 그랬듯이 새로운 패러다임, 새로운 정상 과학을 위한 수많은 무기를 물리학자들에게 남겨 주었다. 전쟁이 끝나면 창과 칼을 보습으로 바꾸는 것처럼 블랙홀 전쟁에서 상대방의 주장을 깨기 위해 사용된 이론적 무기들은 현재 새로운 물리학을 구축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홀로그래피 이론과 블랙홀 상보성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들이 CERN(유럽 입자 물리학 연구소)의 LHC(대형 강입자 충돌기) 등에서 수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레너드 서스킨드의 「블랙홀 전쟁」은 21세기 물리학 혁명을 깊은 통찰력으로 살펴보고 있다. 호킹과 서스킨드 중 누가 더 옳으냐는 문제가 아니라 새롭게 제기되는 근본적인 문제에 물리학자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대응하며, 어떻게 대안을 찾아 나가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그 의미와 전망을 읽어 낼 수 있는 깨달음을 준다.

블랙홀 전쟁은
과학적인 논쟁이었다.

  지적 설계나 지구 온난화 여부를 둘러싼 사이비 논쟁과는 전혀 다르다. 속임수를 쓰는 정치가들이 대중을 기만하려고 날조하는 엉터리 논리들은 의견들 사이에 실재하는 과학적 차이를 전혀 설명할 수 없다. 이와 반대로 블랙홀을 둘러싼 대립은 매우 실제적이다. 뛰어난 이론 물리학자들조차 물리학의 어떤 원리들을 신뢰하고 어떤 원리들을 포기할지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시공간에 대한 호킹의 보수적인 관점을 좇을 것인가, 아니면 양자 역학에 대한 토프트와 나의 보수적인 관점을 좇아 우리를 따를 것인가? 모든 관점이 역설과 모순에 이르는 것처럼 보였다. 자연법칙들이 춤추는 무대인 시공간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다를 수도 있고, 아니면 엔트로피와 정보에 관한 유서 깊은 원리들이 틀렸을지도 모른다. 수백만 년에 걸쳐 우리의 인식이 진화해 왔고 수백 년에 걸쳐 물리학을 경험해 왔지만, 다시 한번 우리는 바보가 되었다. 그래서 새로운 정신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본문에서
  물리학자들은 일반 상대성 이론을 물리학 역사상 가장 우아하고 믿음직한 이론이라고 여긴다. 그 수학적 구조와 실험적 검증 결과에 바탕을 두고 그렇게 여기는 것이다. 호킹이 증명한 블랙홀의 증발과 블랙홀이 증발할 때 발생하는 정보의 소멸 역시 일반 상대성 이론에 기초를 둔 것이었다. 호킹을 비롯한 일반 상대성 이론 전문가들은 블랙홀에서의 ‘정보 소멸’을 일반 상대성 이론만큼이나 확고한 결론으로 여겼다.
  그러나, 서스킨드나 토프트 같은 양자 역학 전문가들이나 입자 물리학 연구자들은 호킹의 주장이 양자 역학의 근본 원리 중 하나인 에너지 보존 법칙과 정보 보존 법칙을 깨뜨리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일반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 즉 중력에 대한 이론과 양자들에 대한 이론을 하나로 통일하는 양자 중력이 없는 상황에서 양자 역학의 원리를 옹호하는 이들은 호킹과 일반 상대성 이론가들의 공세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서스킨드는 블랙홀 상보성과 홀로그래피 원리라는 양자 역학적 원리를 사용해 이 문제를 정공법으로 돌파한다. 블랙홀 상보성 원리는 닐스 보어가 고안한 양자 역학적 상보성 원리를 블랙홀로 확장한 것으로, 블랙홀 내부와 외부 세계를 나누는 블랙홀 지평선에서 발생하는 일에 대해 지평선 밖에 있는 관측자와 지평선을 통과해 안쪽으로 떨어지는 관측자는 다른 식으로 관측할 수밖에 없고, 이 두 관측 모두 사실로서 참이라는 원리이다.
  홀로그래피 원리는 우리 우주 안의 모든 것이 우주의 경계면에 흩어져 있는 정보 조각들의 홀로그램이라는 것이다. (서스킨드는 홀로그래피 원리를 엄밀하게 이렇게 정의한다. “불투과성 벽을 가진 상자 안의 모든 것은 그 벽 위의 픽셀에 저장된 정보 조각들로 기술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보는 3차원 물체들이 2차원 평면에 기록된 정보들로 만들어진 입체 영상에 불과하다는 이 원리는 물리학자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서스킨드는 이 홀로그래피 원리를 확장, 적용해 블랙홀 지평선이라는 경계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면, 블랙홀 지평선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 수 있으리라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양자 역학적 끈 이론으로 블랙홀 이론을 완벽하게 구축할 수 있으면, 블랙홀이 증발하더라도 정보가 소멸하지 않는 이론을 만들어 일반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을 화해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것은 결국 토프트, 아쇼케 센, 클라우디오 테이텔보임, 후안 말다세나 같은 입자 물리학자들과 끈 이론가들의 노력을 통해 증명되었고, 블랙홀이 증발하면 블랙홀 속으로 떨어진 정보는 소멸한다는 호킹의 주장은 명쾌하게 반박되었다.

호킹이
틀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스킨드는 호킹을 논파하는 데에서 멈추지 않는다. 호킹이 제기한 문제에서 촉발된 논쟁이 20세기 물리학의 최대 수수께끼였고,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양자 역학과 일반 상대성 이론 사이의 불일치를 해소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기 때문이다. 홀로그래피 원리는 실험적 검증이 불가능하나, 양자 중력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끈 이론과 실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양자’ 장이론이 동등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우리가 영원히 검증할 수 없으리라고 여겼던 끈 이론의 검증과 ‘양자이론과 중력 이론의 통일’을 가능하게 만들어 준 것이다. 서스킨드는 호킹의 질문을 물리학의 역사를 영원히 바꾼 출발점으로 재평가하며 전쟁을 끝낸다.
  호킹은 자신의 질문에 잘못된 답을 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질문 자체는 최근 물리학의 역사에서 가장 심오한 질문 가운데 하나였다. 그의 신경망이 지나치게 고전적으로 구성되었기에 양자 역학의 정보 보존 법칙과 중력을 융화시키는 것의 심오한 의미를 깨닫지 못했다. 하지만, 그 질문 자체는 물리학에서 새로운 혁명의 길을 열었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물리학자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호킹의 유산은
아주 크다.

  호킹 이전의 사람들은 중력과 양자이론 사이의 불일치가 언젠가는 해결될 거라고 ‘생각’만 했지만, 베켄스타인과 호킹은 미지의 땅에서 최초로 금덩이 같은 이론을 가져왔다.
  “우리는 여전히 아주 잘못된 그림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혼란스러운 초보자이며, 진실은 저 너머에 있는 것 같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런 것 같다. 지도 제작사의 오래된 용어인 미지의 땅(terra incognita)이라는 말이 마음속에 와닿는다. 더 많은 것이 발견될수록 우리가 아는 것은 더 줄어드는 것만 같다. 물리학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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