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오승협
출판사 : 알에이치 코리아
저자소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본부 책임연구원. 1987년 8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전신인 천문우주과학연구소의 우주 공학실로 입소하여, 발사체 추진기관체계팀 팀장, 발사체 추진기관 개발단 단장, 발사체 추진기관 개발부 부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창립 멤버로서 36년 동안 KSR-I, KSR-II, KSR-III, 나로호(KSLV-I), 누리호(KSLV-II)까지 11번의 우리나라 로켓 발사 현장을 지켰다. 누리호 2차 발사를 성공시킨 지금이 국가 우주개발의 대전환과 도약의 기회를 마련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 보고 대한민국 국민에게 더 넓은 우주를 보여주는 날을 꿈꾸며 그 소망을 동력으로 차세대발사체 개발에 힘쓰고 있다. 『누리호, 우주로 가는 길을 열다』를 집필하면서 일생을 바쳐 쌓아온 자신의 발사체 개발 경험을 필요한 곳에 나누면서 살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목차
추천의 말
서문
제1부 우주로 가는 길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마지막까지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결정적인 센서 오류 문제로 또다시
피를 말리는 시간
미래를 볼 수 있다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제2부 순탄치 않은 여정
로켓을 만든다고?
너희가 만든 추진기관을 어떻게 믿어?
엔진 개발에 진심인 사람들
연소시험장 부지를 찾아
이방인 연구원이 자문을 구하는 법
우리가 만든 엔진 좀 연소시험 해 주세요
마침내 우리가 만든 연소시험장에서
땅이 없어 남의 연구소에 임시로 만든 종합연소시험장
처참하게 폭발해버린 킥모터
다시 또 엔진을 외국으로 갖고 갈 수는 없다
더 이상 허물 필요 없다
제3부 과학 로켓부터 누리호 발사까지
과학관측용 고체 로켓(KSR-Ⅰ, Ⅱ) 발사
힘들게 날아오른 첫 과학관측용 액체 로켓(KSR-Ⅲ)
너무 아쉬운 ‘나로호’ 1차 발사
‘나로호’ 2차 발사는···
드디어 성공한 ‘나로호’
엔진 검증용 시험발사체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1차 비행시험
에필로그
내용요약
열악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도전해
성공해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저력!
36년간 한국 로켓 개발에 헌신한
오승협 박사의 영화 같은 여정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누리호’ 발사를 꼭 성공시켜 대한민국이 우주로 가는 길을 반드시 열겠습니다.”
오승협 박사가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카메라 앞에서 전 국민에게 ‘누리호’ 작업 내용을 설명한 뒤 밝힌 각오다. 다음 날인 2022년 6월 21일 오후 4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날아올랐다. 누리호는 성능검증 위성을 목표 궤도에 안착시켰고, 성능검증 위성은 발사 42분 후 남극 세종기지와 교신에 성공했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성공을 통해서 우리나라도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하게 되었고, 자주적인 우주개발 역량을 갖추게 되었다. 발사 전날 브리핑에서 말했던 ‘우주로 가는 길을 열겠다’라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6분, 하지만, 누리호가 발사되기까지는 30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시작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발사체 개발에 뛰어든 오승협 박사가 있었다. 그는 정부출연 연구소에 들어온 이후 지금까지 36년 동안 줄곧 우주발사체 추진기관을 개발하는 외길만 걸어왔으며, 1993년 고체 추진기관인 과학 관측 로켓 ‘KSR-I’ 발사를 시작으로 지난해 6월 ‘누리호’ 2차 발사까지 11번의 대한민국 로켓 발사 현장을 지켰다. 발사체 추진기관 시스템 개발에 일생을 바친 오승협 박사의 삶이 곧 한국 우주발사체의 역사다. ‘누리호’ 2차 발사를 성공시키기까지 한국 우주발사체가 걸어온 길을 찬찬히 짚어보자.
여섯 번의 성공과 네 번의 실패,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은 숱한 좌절, 성공과 실패를 견디며 한 발 한 발 나아간 끝에 얻은 결과물이다. ‘절반의 성공’이라 불리는 ‘누리호’ 1차 발사 이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연구원들은 두 달도 안 되어 비정상 비행에 대한 원인을 찾아냈다. 발사체가 우주로 날아가고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데이터만으로 상황을 유추하고 이상 현상을 추정한 것이다.
우주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 러시아 등의 나라에서도 쉽지 않았을 것을 우리 한국의 연구원들이 노력과 근성으로 해내었다. 누리호 2차 발사가 성공하기까지 기상 등 예측할 수 없는 요인들로 여러 번 국민에게 한 약속을 어겨야 했지만, 연구원들은 결국 다양한 변수를 모두 극복해 성공적인 발사를 성취했고, 대한민국 국민에게 무한한 자긍심을 심어주었다. 상상하기 힘든 역경의 순간을 건너온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이야기는, 누리호를 화면 너머로만 지켜본 국민에게, 또한 독자에게 새로운 위안을 준다.
책 속으로
‘누리호’ 1차 발사 이후 우리는 2달이 채 걸리지 않아 빠르게 비정상 비행에 대한 원인을 찾아냈다. 오로지 비행시험 중 통신장비를 통해 지상에서 얻어진 각종 데이터만으로 퍼즐 맞추듯이 비행 당시 상황을 유추하고 이상 현상을 추정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더군다나 발사체가 우주로 날아가고 눈앞에 없는데 말이다. 정말로 우리 연구원들의 실력은 대단했다.
---「제1부 우주로 가는 길 | 26~27p」중에서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하루 발사를 연기한 뒤,
하루 만에 또다시 발사대에 선 ‘누리호’
기능점검 과정에서 발생한 중요한 센서의 오작동으로 인하여 두 번째 발사를 연기하게 된 것이다. 아침 일찍 종합조립동을 출발한 지 15시간 만에 어두운 밤길을 힘겹게 돌아내려와, 다시 환하게 불 밝혀진 발사체 종합조립동으로 들어가는 ‘누리호’의 뒷모습이 그렇게 처량해 보일 수가 없었다. 지금도 다시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다.
---「제1부 우주로 가는 길 | 46p」중에서
모든 연구원이 숨죽이며 마지막 3단의 진행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로우주센터 발사대를 이륙해 목표 궤도에 성능검증 위성과 위성 모사체를 투입하기까지 ‘누리호’는 16분 정도 비행한다. 뜨거운 물을 붓고 기다렸다가 컵라면 하나 먹을 정도의 시간이지만, 우리에게는 잔뜩 긴장하고 집중한 탓에, 입이 바짝바짝 타들어 가고 손에 땀이 나는 너무나 긴 시간이다. 나는 마른침을 계속해 삼키며 마음속으로 외치고 있었다.
---「‘조금만 더 버티자. 제발! 제발!’_제1부 우주로 가는 길 | 62p」중에서
그 당시 내가 맡은 업무는 고체 추진기관을 개발하는 것이었는데,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었다. 실무 경험은커녕 대학원 과정에서 책으로만 배우고 외국 논문을 찾아본 것이 고작인데, 이제는 만들어서 비행까지 해내라니…. 고체 추진기관의 성능 기본 설계를 위해 모눈종이에 연필로 그림을 그리는 것부터 시작했다. 대학교 때 사용했던 제도기 세트를 버리지 않고 갖고 있기를 참 잘했다. 그림을 그려 실측한 수치와 계산식을 통해 계산된 수치가 맞는지 확인하고 경우의 수를 통한 계산을 반복해야 했다.
---「제2부 순탄치 않은 여정 | 73p」중에서
시험 설비 관련 첫 미팅에서 러시아 전문가 할아버지는 조그만 어깨가방 안에서 종이 한 장과 연필 한 자루를 꺼내놓았다. 기술문서라도 펼쳐놓고 회의할 줄 알았던 우리는 적지 않게 당황했다. 우리가 질문하고 통역이 전달하면 설명해주고 다시 통역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는데 통역에 문제가 있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다시 질문하면 그것도 모르냐는 듯한 표정으로 우리를 쳐다보았다.
---「제2부 순탄치 않은 여정 | 105p」중에서
나는 검은 그을음을 옷에 묻히지 않으려고 애쓰며 몸을 잔뜩 웅크린 채로 이곳저곳을 살펴보며 시험장 현장 담당자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잠시 후 이런 모습을 본 연소시험장 책임자가 자기 손으로 벽에 묻어 있던 그을음을 쓱 닦아 우리에게 들어 보이며 말했다.
“여기에서 우리의 로켓 역사가 시작됐다!
이것은 우리들의 땀과 눈물이 만들어낸
자랑스러운 그을음이다!”
순간 그렇게 나 자신이 부끄러울 수가 없었다.
---「제2부 순탄치 않은 여정 | 108p」중에서
개발과정에 하나서부터 열까지 어느 부품 하나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고, 기능시험에서도 요구되는 성능을 한 번에 만족시킨 적이 없었다.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만든 것은 극저온용 밸브들의 작동 신뢰도가 충분하지 않아 기능을 잘하다가도 언제 다시 고장이 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사실, 비행시험 전 마지막 단계인 단 인증 시험 중에도 문제가 된 일부 부품을 교체해가며 시험을 진행했었다.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과정 과정에 생기는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밖에 없었다.
---「제3부 과학 로켓부터 누리호 발사까지 | 177~178p」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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