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송동훈
출판사 : 시공사
저자소개
12년 동안 조선일보에서 기자로 일했고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산업부를 거쳤다. 2009년 독립해 역사와 사람, 사회와 세상을 알기 위해 책을 읽고, 여행한다. 그렇게 얻은 지식과 관점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강연하고, 책을 쓴다. 신세계그룹과 함께 인문학 중흥을 위한 프로그램 ‘지식향연’을 기획했고 진행하고 있다. 한국과 세상을, 세상과 한국을 연결하는 좁지만 바르고 튼튼한 다리가 되는 것이 인생의 목표다. 연세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동 대학 국제학대학원(GSIS)에서 국제정치학을 공부했다. 저서로는 『송동훈의 그랜드 투어』 서유럽·동유럽·지중해 세 편과 『세계사 지식향연』 영국-스페인 편, 『대항해 시대의 탄생』이 있다.
목차
머리말
787년 코르도바 이슬람 문명의 전성기
1212년 라스 나바스 데 톨로사 기독교의 반격
1385년 알주바로타 새로운 포르투갈의 시작
1415년 세우타 포르투갈의 첫 해외 원정
1419년 사그레스 대항해시대의 전진 기지
1453년 콘스탄티노플 오스만 튀르크 제국의 부상
1469년 바야돌리드 스페인의 탄생
1481년 에보라 다시 바다로
1492년 그라나다 그라나다 왕국의 멸망과 신대륙 발견
1497년 리스본 바스쿠 다가마의 인도 항로 개척
1504년 메디나 델 캄포 이사벨 여왕과 콜럼버스
1506년 리스본 유대인 대학살의 비극
1510년 고아 알부케르크와 동방 제국 건설
1517년 토르데시야스 합스부르크 왕조의 시대
1519년 세비야 마젤란의 세계 일주
1558년 유스타 수도원 카를 5세와 시대의 종말
1578년 알카세르-키비르 무너지는 포르투갈
1589년 엘 에스코리알 펠리페 2세와 무적함대의 패배
1609년 마드리드 스페인 제국의 위기
1640년 리스본 포르투갈의 독립과 브라간사 왕조의 출범
맺음말
인명·지명 찾아보기
참고 문헌
그림 및 사진 출처
내용요약
자유와 활력이 넘치던 포르투갈의 탄생부터 네덜란드, 잉글랜드, 프랑스가 새롭게 부상해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이룩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차분하게 역사를 톺아 내려간다. 무한히 펼쳐진 바다를 처음으로 항해하면서 ‘대항해 시대의 시작’을 촉발한 항해왕 엔히크, ‘인도로 가는 길’의 꿈을 현실로 바꾼 바스쿠 다가마, 불굴의 집념으로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대서양 횡단에 나선 콜럼버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일주에 성공한 마젤란 등 시대와 정치에서 뗄 수 없는 영웅의 이야기가 가득 들어있다. 세상을 바꾼 위대한 모험이었던 ‘대항해 시대’가 낳은 바닷길은 각각 존재하던 여러 문명권이 교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고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세계사가 시작되었다. 이 책에서는 단지 박제된 역사가 아니라 현재 유럽의 판도까지 이르게 된 과정을 소상히 나열하고 있다.
이 책은 동시대의 모든 사람이 ‘저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다’라고 굳게 믿던 때, 미지의 바다로 나아가 새롭게 바닷길을 낸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육지의 끝을 바다의 시작으로 삼아 더 큰 세계로 발돋움한 두 나라(포르투갈, 스페인)의 역사를 알면 오늘날의 유럽을 이해하고 지금의 세계를 읽는 중요한 단서를 찾을 수 있으며 미래를 내다보는 자양분으로 삼을 수도 있다. 특히 두 나라의 탄생과 몰락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라는 역사의 극명한 이치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기독교와 무슬림의 영원한 대립, 십자군 원정에서 비롯된 영토 확장에 대한 의지부터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왕조 교체에 영향을 준 백년전쟁, 무슬림의 콘스탄티노플 함락이 가져온 나비효과, 동방 제국의 건설을 위한 함대들의 출발, 스페인 무적함대의 잉글랜드 침공에서 패배까지 그동안 단편적으로만 읽었던 사건을 시대적 흐름 안에서 이해한다.
저자가 주목한 영웅들의 활약 역시 놓칠 수 없는 백미다.
600년 전 포르투갈의 남쪽 끝, ‘사그레스’에서 항해왕 ‘엔히크’는 탐험의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주앙 2세에게로 이어진 바다 진출에 대한 원대한 꿈은, ‘디오구 캉’과 ‘바르톨로뮤 디아스’로 하여금 아프리카 대륙을 따라 내려가 희망봉을 돌아 인도로 가는 항로 발견의 가능성을 열게 했다. 콜럼버스와 이사벨 여왕의 대단한 만남이 이룬 신대륙 발견, 바스쿠 다가마의 첫 인도 항로 개척, 마젤란의 삶을 건 세계 일주에 이르기까지 너무도 유명한 인물들이 이뤄낸 고군분투의 역사가 저자의 입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진다.
이 책에는 주목받는 영웅의 행적을 ‘시대와 정치’의 관점에서 재조명함으로써 위대한 개인의 등장 배경을 입체적으로 살펴보는 새로운 해석이 담겨 있다. 분쟁이 끊이지 않던 이베리아반도 내에서 새로운 시대가 탄생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정치 세력들의 부침(浮沈), 수많은 왕조의 등장과 몰락, 전쟁에 얽힌 개개인의 욕망 등을 당시의 정치 상황과 새로운 영웅의 등장을 연계하여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세상의 무대가 옮겨가는 거대한 규모의 사건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면서 객관적인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스토리텔링과 포르투갈, 스페인 두 나라의 긴박하고 치열한 공방은 보는 이로 하여금 한 편의 대서사시를 지켜보는 듯한 웅장함을 느끼게 한다.
저자는 ‘대항해 시대’를 알아야 하는 이유와 그 중요성을 역설한다. 유럽의 끄트머리에서 시작된 ‘모험의 시대’가 낳은 결과가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고, 아직 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시대를 살면서 역사의 주도권을 잡은 서구의 국가들과 그 후예가 현재 선진국으로 자리하고 문명을 이끌고 있다.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한 가지는 그들의 도전과 욕망에 희생된 사람들이다. 이베리아반도에서 일어난 왕조의 교체와 끊임없는 내전 사이에 일어난 유대인·무슬림 대학살의 역사를 기억해야 함을 강조한다. 유럽과 비유럽 문명의 충돌로 전 세계는 피를 흘리는 역사를 안게 되었고 그 거대한 희생과 비극 위에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굳게 닫혀있던 바다의 빗장을 열고 인식의 혁명을 이루었던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그 정점에서 몰락의 길로 접어들게 되는 과정과 ‘대항해 시대’의 주도권이 어떻게 네덜란드, 잉글랜드, 프랑스로 넘어가게 된 까닭을 생생하게 서술한다. 선대의 노력과 희생으로 번영을 누리게 된 세대가 과거를 기억할 수 있도록, 지금의 번영을 당연히 지속될 것으로 여기지 않도록,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몰락을 통해서 한 사회의 활력과 원동력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이 책은 ‘대항해 시대’를 하나의 단편적 사건이 아닌 전반적인 세계 역사의 맥락에서 짚어내기에 세계사를 처음 읽는 독자에게는 입문서로서 부족함이 없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와 닮은 듯한 이들의 역사가 우리에겐 그다지 낯설지 않다. 21세기 문명의 대전환기에 우리의 미래를 비춰줄 반면교사 역할을 해줄 것이다. 개척하는 지성들이 펼친 대모험의 역사가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넓고 깊게 보도록, 새로운 길을 안내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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