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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서적

시민 K, 교회를 나가다 : 한국 개신교의 성공과 실패, 그 욕망의 사회학

by 책먹는아재 2023.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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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진호

출판사 : 현암사

 

저자소개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했으며,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민중 신학자 안병무로부터 신학을 배웠다. 한국신학연구소에서 연구원, '당대비평' 편집주간을 거쳐, 안병무 선생이 설립한 '한백교회'의 담임 목사를 지냈다. 현재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이사다. 민중신학자로서 한국 교회와 사회에 대한 신학적, 문화적 비평의 글을 써 왔으며, 인권연대가 수여하는 올해의 종교 인권상”(2011)을 수상했다.

  20042'당대 비평'이 펴내는 단행본 시리즈 '당비 생각' 첫 번째 권인 우리 안의 이분법'낯설음에 대한 은폐된 폭력'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한 바 있으며, 같은 해 9월에는 김선일씨의 죽음을 출발점으로 테러리즘과 평화에 대한 성찰들을 담아낸 '당대 비평' 특별호 아부 그라이브에서 김선일까지'테러리즘, 복수의 정치학, 그리고 거래되는 고통'이라는 글을 기고했다. 저서로는 한국신학연구소에서 발간한 함께 읽는 구약성서(공저)함께 읽는 신약성서, 실천적 그리스도교를 위하여, 예수 르네상스 : 역사의 예수 연구의 새로운 지평, 예수 역사학 : 예수로 예수를 넘기 위하여, 반신학의 미소,리부팅 바울등이 있다.

 

목차

책머리에

들어가는 글 신의 퇴장, 신들의 귀환

1부 시민 K, 교회에 나가다 -한국 개신교의 어제

1. 미국의 영으로 오셨네 -한국 개신교의 미국주의

2. 수치심과 복수 -신사참배에서 반공주의로

3. 생산적 증오심 -치유와 기복, 성장주의의 발명

4. 독재와 신앙의 동거 -개발독재와 대형 교회의 시대

5. 시민 K, 교회에 나가다 -1970, 80년대 대부흥의 무의식

6. 아메리칸 스타일 예배 -청년 세대의 문화 전쟁

7. 갈등하는 신학 -교회 vs. 신학

8. 신학의 봄 -WCC 파동과 진보신학의 만남

9. 비판자의 자리 -진보적 기독교 사회운동의 영광

2부 시민 K, 교회를 떠나다 -한국 개신교의 오늘

1. 시민 K, 교회를 떠나다 -시민의 등장과 신의 추방

2. 신뢰 잃은 말의 종교’ -한국 교회의 설교 실태

3. 매매의 추문 -교회 성장지상주의의 이면

4. 이웃 없는 종교의 신 -자본이 된 신, 신이 된 자본

5. 세계를 향하여, 무례한 선교사가 되어라! -‘선교입국의 사회심리학

6. 풍요의 신학은 복음이 아니다 -교회 선진화 담론의 두 얼굴

7. 의 귀환, 그러나 교회는 없다 -비어 있는 성찰의 자리

3부 시민 K, 작은 교회를 만나다 -한국 개신교의 내일

1. ‘작은 종교의 탄생 -작은 자들의 반란, 희망의 전조

2. 다시 민중 속에서 신을 보다 -타자성의 신학과 신앙 운동들

덧붙이는 글 한국 개신교의 정치세력화, 그 우울한 풍경 -교세 감소의 종교사회학

후기 설교는 예언이고, ‘비평이다 설교 쓰기에 관한 나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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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요약

  우리시대 민중신학 담론을 헌신적으로 이끌고 있는 김진호(3시대 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가 현대 한국 사회와 개신교가 서로 어떻게 맞물리며 성공과 실패의 궤적을 그려왔는지 이야기한다. 한국 근대 사회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서, 오늘의 한국 사회를 읽는 데는 반드시 개신교에 대한 질문과 답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 사회 연구자들은 개신교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지 못해왔고, 개신교 연구자들은 한국 사회 연구에 전혀 소홀했다. 이 책은 한국 개신교의 부흥과 추락을 선언하는 용기 있는 실험이자, ‘지금 여기에서 영성의 의미를 찾는 더 깊은 생각을 위한 소중한 문제 제기다.

  지은이는 지난 100여 년간 한국 사회와 기독교의 동거와 불화를 훑으면서 배타성, 성공(성장)지상주의, 극우 반공, 친미성’. 이 네 가지 요소가 어떻게 한국 개신교의 중요한 특성이 되었는지를 설파한다. 이러한 특성들이 한국 사회와 얽히면서 왜곡되는 과정과 부정적인 방식에 관한 논쟁적인 해석은 사회학적 상상력의 도발성과 예리함에서 도발적이다.

 책의 제목인 시민 K, 교회를 나가다는 중의적이다.

 "시민 K’는 근대 한국 사회 형성의 산물이고 동시에 형성의 주역이다. 그 과정에서 그는 교회의 성도가 되거나 교회에 호의적인 존재가 되었다. 또한, 그는 교회로부터 철수하거나 교회에 대한 친근감을 철회한 존재가 되었다. 그런 점에서 교회를 나가다는 말은 교회로 나가는 것이기도 하고 교회로부터 떠나가는 것이기도 하다. 이 말은 한국 사회에 개신교가 접속하는 양식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시민 K, 교회를 나가다는 들머리에서 ‘2005 인구 센서스결과에 대한 분석부터 시작한다. 조사에서 자신을 개신교 신자라고 말한 사람들의 수는 860여만 명으로, 1995년보다 신자 수는 1.4% 정도 감소했다. 깨어있는 개신교 인사들은 이 결과를 중대한 변화의 한 징후로 여긴다. 지은이는 21세기 들어 서울광장, 상암월드컵경기장 등에서 열렸던 대규모 개신교 집회를 주목한다. 부활절 연합예배나 대 부흥회’, 혹은 북한 규탄 반공 집회 등 다분히 관제 데모 성격의 집회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개신교인들의 대규모 세력 과시가 요즘 들어 극우 친미적인 정치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광장을 메우고 있다. 한국 개신교는 왜 이토록 극우적이며 친미적인가. 그 역사적 맥락은 무엇인가. 지은이는 이러한 현상들이 한국 개신교의 실패와 위기의 징후로 본다.

  요즘 개신교를 바라보는 시선이 부정적이다.

  면세, 목회자 세습, 교회 매매 등 오랫동안 묵인되어온 관행과 폐습들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개신교식 거리 전도의 무례함은 다반사였다. 기도원이나 정신요양소 등 기독교 사회 시설의 문제들, 기독교계 사립학교에서 종교 교육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권 침해와 재정 불투명성이 대중매체를 통해 시민사회에 폭로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수구 집단으로 정치세력화를 도모하는 보수 기독교 지도층들의 행보는 개신교에 부정적인 평을 더한다. 그리하여 신자들이 교회에 다닌다는 사실을 밝히길 꺼리고, 어떤 목사들은 교회 밖에서 신분을 숨기기까지 한다. 이렇게 한국의 근대화를 함께하며 한국적 근대의 메커니즘을 추동했던 개신교는 몰락하고 있다.

  지은이는 20세기 초 한국의 개신교가 근대 한국 사회와 가장 어울리는 종교로서 제도화되었다고 말한다. 빠르고 격렬한 변동, 그 속에 놓인 격동적인 삶과 더불어 이루어진 한국인의 근대 체험. 즉 식민지, 전쟁, 개발독재, 그리고 민주화, 소비사회화, 지구화의 기묘한 결합이 낳은 분출하는 욕망과 시장 만능의 사회 등, 100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휘몰아친 한국적 근대성과 가장 부합하는 종교는 단연 개신교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전통의 근절배타적인 충성심이야말로 개신교 신앙의 핵심에 속한다. 신의 축복은 세속적인 성공과 직결되며, 성령은 성공의 신앙적 도구라고 부르짖는 성장주의’. 교회는 크기와 성장만을 추구하는 신앙 담론과 제도를 발전시켰고, 크든 작든 거의 모든 교회가 마음속에 대형 교회를 꿈꾸게 되었다. 최근 성장이 한계에 다다르자, 개신교 신자들이 줄고, 교회를 떠나고, 교회가 줄고, 교회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이제 지은이는 한국 근대에 대한 섬세한 분석과 믿을 만한종합을 통해 개신교의 시대착오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동안 기독교 배타주의와 성공지상주의에 대해서는 비교적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지만, 극우와 친미에 대해서는 당연하게만 생각했을 뿐 그 배후를 묻지는 않았다. 나는 한국 개신교의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주된 물음은 배타주의와 성장(성공)지상주의, 극우 반공 그리고 친미’, 이 네 가지 요소가 서로 얽혀 한국 개신교의 특성을 형성하고 있다면, 그 특성들은 어떤 역사적 맥락에서 형성되었는지를 탐구하는 것이다.”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 사회, 그 속도에 사람들은 현기증을 느낀다. 영혼도 초고속으로 변모 중이다. 경로를 예측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는 재앙이 찾아온다. 이런 무차별 위험 사회에 사는 이들은 다시 종교를 찾는다. 존재에게 말을 걸고 위안을 주는 신이 필요하다. 이 다시 귀환하고 있는 것이다.

  성공 신화로 치장되었던 한국의 근대와 동조하였던 개신교. 많은 이들에게 개신교적 성공의 신은 이미 불신과 청산의 대상이 되고 있다. 1960-80년대 조용기 목사의 ‘3박자 구원론이 대변하는 서민적 성공주의와 달리, 지은이가 보기에 최근 개신교는 중산층 성공주의의 성격이 강화되어 이미 주어진 풍요를 어떻게 간직할지를 고민한다. 여기에서 신이 할 일은 별로 없다.

  지금 교회에는 되돌아온 작은 신들의 자리가 없다. 한국의 개신교는 이웃과 삶을 나누는 것을 싫어하는, 고강도의 배타주의적 신을 섬겨왔다. 심지어 이웃을 공격하고 자신의 분신으로 만들어야만 존재감을 느끼는 물신의 종교다. 지구화 시대의 신경영전략은 영혼의 시장화’, ‘자기 계발의 신을 앞세워 개인의 정체성까지도 바꿀 것을 요구한다. 이런 시대에는 종교적인 사람들이 찾아갈 종교가 없다. 이럴 때 신앙의 대안을 향한 다양한 시도들이 활발해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괴로움을 견뎌내고 싶을 때 사람들은 종교적인 감성에 사로잡힌다. 감성적 열정이 현실을 감내하는 주된 동력이 된다. 지성적 소통은 없고 감성적 공조가 넘치는 현상, 그런 종교적상태가 시민들을 휘감는다. 지은이가 보기에 최근의 촛불 집회들은 지성보다는 감성적 열정을 중심으로 통합된 집합 행동이다. ‘촛불에 대해 다양한 해석들이 나와 격렬하게 논쟁을 벌이고 있지만, 그 해석들이 시민들을 결속시킨 것이 아니라 분노가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기독교인들이 열정적인 예배를 드리듯 사람들은 열정적인 촛불 의례에 참여함으로써 사적 분노를 공적 분노로 모으고 집합적으로 소비할 시공간적 장소를 발견한 것이다. 한국의 시민 종교는 이렇게 발명되었다.

  지구화 시대 종교의 위기에 맞서 대안적 신앙을 발견하려는 시도들 가운데 하나로, 종교 제도 밖-시민사회의 영역에서 일어난 종교 현상이 곧 시민 종교라는 것이다. 신앙의 이벤트화처럼, ‘시민 종교적 현상도 이벤트에 그칠 것인가? 이 책은 근대적 신이 물러난 자리에 새로운 신들이 도래한 21세기에 등장한 한국적 시민 종교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 오늘날 종교적 행동들의 방황의 배후를 묻는다. 한국적 근대성과 맹렬히 접속했던 개신교의 역사, 한국 근대성의 위기를 공유해온 개신교의 성공과 실패, 비어 있는 성찰이 핵심적인 질문이다.

  “특정 교단에 속하거나 혹은 교단에 속하지 않은 독립 교회들이 도처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대두하고 있다. 이들 간에는 서로 네트워크도 거의 형성되지 않고, 이념적 연관성도 별로 없으며 신앙적 공조감도 없다. ‘작은 교회들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하고 활발하게 도처에서 등장하고 새로운 실험을 창의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그들 모두는 크기를 추구하지 않으며, 사회적 공공성과 훨씬 더 긴밀하게 엮인 신앙을 탄생시키고 있다. 나는 여기서 한국 교회의 희망의 전조를 본다. 작은 자들의 반란, 작은 교회의 탄생, 바로 그것이다.”

  ‘종교 전쟁이 없는 나라를 다행스럽고 자랑스레 여기는 이들도 다수이지만, 광신적인 전도 행태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특히 과욕과 독선처럼 비치기도 하는 개신교의 확장과 그 폐해를 걱정하고 불편해하는 이들도 많다. 어쩌다 개신교는 사랑의 종교가 아닌 오만의 종교로 비치게 되었나. 한국 개신교는 믿음의 영역’, ‘종교의 자유를 이유로 신앙인들이나 종교학자들은 물론 일반인들이게 사회학적 성찰의 대상, 담론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이 거대한 믿음이 휘두르는 횡포의 기원을 누군가 탐색하여 그 대안을 찾을 수 있을까?

  독보적인 민중신학의 연구자이자 일꾼으로, 당대비평편집주간을 역임하는 등 활발한 비평의 목소리를 타전해온 중견 신학자 김진호의시민 K, 교회를 나가다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한국 개신교 안팎의 역사를 명쾌하게 속속들이 들려준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개신교의 욕망을 비평하고 해체하는 시도가 있다. ‘재야연구자 김진호의 관점과 글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은 주제든 내용이든 방법이든 어떤 것에도 제약받지 않는 자유로움과 거침없음에 있다. 교회 권력에도 학문 권력에도 매여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감성적 공명사유의 기쁨을 충족하는 성찰적 에세이는 드물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앞과 뒤에 여닫는 글을 배치했다. 한국 근대의 정체성을 고아 의식으로 파악하며 성공의 신화에 매몰되어 양적 성장만을 구가하다 시대착오에 빠진 개신교를 근심하는 들어가는 글: 신의 퇴장, 신들의 귀환에 이어, 1부에서는 20세기 개신교의 궤적을 톺아본다. 미국 보수 교단의 선교사를 통해 형성된 서북계 개신교1907평양 대부흥 운동을 전후하여 이 땅에 뿌리 내리는 과정, 일제강점기 신사참배의 치욕을 공산주의라는 을 발명함으로써 증오로 치환하게 된 과정, 해방 후 1950-60년대 기도원 부흥 운동과 이단의 발흥, 영락교회와 한경직 목사를 필두로 한 월남자 교회의 반공주의와 권력의 의지, 순복음교회의 성공 신화, 빌리 그레이엄 대부흥 집회에서 정점에 이른 미국주의, 70·80년대 교회에서 청()년들의 미국식 현대체험, 감신대 변선환 교수 사태를 대변되는 80·90년대 교회와 신학의 갈등 그리고 교파 분열, 진보 신학과 기독교 사회운동의 영광이 펼쳐진다.

  2부에서는 교인은 줄고 점 고립된 성이 되어가는 지금 여기교회의 문제들을 살핀다. 대형 교회에서 행해지는 설교의 실태, 교회 폐업과 매매의 현실, 미국의 신복음주의 영향 아래 적극적 사고와 긍정주의로 자기 계발에 몰입하는 이웃 없는교회, 공격적인 해외 선교의 논리와 한계, 강남의 대형 교회들이 주도하는 웰빙 신앙의 그늘, 결국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개신교의 자리를 살핀다.

  3부와 이어지는 덧붙이는 글: 한국 개신교의 정치세력화, 그 우울한 풍경에서는 대안적 교회’, ‘타자와 함께하는 신앙의 가능성의 징후들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발전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혀 놓친 것들을 소환하여, 상상해 보는 신의 자리. 탈권위의 작은 교회와 이웃이 되고자 하는 타자성의 신학움직임, 그로부터 사회적 영성의 회복은 개신교는 물론 새로운 시민 종교가 무엇을 더 성찰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다. ‘지금 여기를 사는 시민 K’들을 향해 교회가 활짝 문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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