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홍익희
출판사 : 행성 B
저자소개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나와 1978년 KOTRA에 입사했다. 이후 보고타, 상파울루, 마드리드무역관 관원을 거쳐 경남무역관장, 뉴욕무역관부관장, 파나마무역관장, 멕시코무역관장, 마드리드무역관장, 밀라노무역관장을 끝으로 2010년 정년퇴직했다. 32년간의 KOTRA 생활 중 18년을 해외 7개국에서 근무했다.
인생 2막은 대학교수로 탈바꿈해 학생들을 가르치다 2017년 8월 세종대학교에서 정년퇴직함으로써 인생에서 두 번의 정년퇴직을 맞는 행운을 맛보았다. 세종대학교로부터 대우교수 제의를 받아 3년 더 봉직한 후, 인생 3막인 지금은 자유로운 글쓰기를 하고 있다.
KOTRA 근무 중, 수출 전선 곳곳에서 유대인을 접하며 그들의 장단점을 눈여겨보았다. 그는 우리나라의 앞날도 제조업보다는 유대인들이 주도하는 금융산업 등 서비스산업에 있다고 보고 10년 전부터 유대인 경제사에 천착해 아브라함에서부터 월스트리트에 이르기까지의 궤적을 추적했다. 이를 정리한 내용을 2013년 『유대인 이야기』로 출간하여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예스24 연말 네티즌 투표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연이어 출간한 『세 종교 이야기』 역시 많은 독자의 호응을 얻어 베스트셀러 저자로 자리잡았다. 이후 ‘화폐 경제학’ 시리즈 『달러 이야기』『환율전쟁 이야기』『월가 이야기』와 10권의 『유대인 경제사』 시리즈는 그의 작가 인생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작품이 되었다. 특히 『유대인 경제사』 10권은 44개 출판사 대표들이 투표로 선정한 2017년 ‘올해의 책’ 대상에 선정된 바 있다.
그 외 지은 책으로 『유대인 창의성의 비밀』『세상을 바꾼 다섯 가지 상품 이야기』『13세에 완성되는 유대인 자녀교육』『세상을 바꾼 음식 이야기』 등이 있다. 2018년에는 아들과 함께 『화폐혁명』을 썼고 2019년에는 『문명으로 읽는 종교 이야기』, 2020년에는 『돈의 인문학』, 2021년에는 『코리안 탈무드(공저)』『로스차일드 이야기』, 2022년에는 『단짠단짠 세계사』를 펴냈다. 30권의 종이책 이외에도 『한민족 이야기』 등 60여 권을 전자책으로 출간했다.
목차
들어가는 글 4
1부 종교의 탄생
Ⅰ 문명의 시작과 종교의 탄생 (기원전 5000년~기원전 1500년) 17
1 구석기시대, 샤머니즘의 출현 21
2 초원에 핀 쿠르간 문화와 토테미즘 44
3 초원 유목 문화의 확산 59
4 수메르문명과 다신교 78
Ⅱ 유대교의 탄생 (기원전 2000년~기원전 1300년) 103
1 아브라함시대의 다신교 사회 106
2 유대교는 어떻게 탄생되었나 117
Ⅲ 브라만교의 탄생 (기원전 1500년~기원전 1000년) 137
1 인도유럽어족의 대이동 141
2 브라만교는 어떻게 탄생되었나 145
2부 축의 시대
Ⅰ 조로아스터교와 유대교와의 만남 (기원전 700년~기원전 500년) 169
1 히브리왕국의 흥망성쇠 171
2 조로아스터교와 유대교의 만남 196
3 고대 페르시아 종교의 태동 208
4 조로아스터교는 어떻게 탄생되었나 216
Ⅱ 유대교 어떻게 바로 서게 되었나 (기원전 600년~기원전 400년) 241
바빌론 유수기, 유대교의 재정립 243
Ⅲ 불교의 탄생 (기원전 600년~기원전 200년) 265
1 불교, 브라만교에 반발하여 탄생하다 269
2 기독교에 영향을 미친 불교 291
3 그리스철학 영향받은 ‘그레코 불교’ 301
3부 유일신 시대
Ⅰ 기독교의 탄생과 성장 (기원전 100년~ 기원후 500년) 323
1 기독교는 어떻게 탄생되었나 326
2 기독교는 어떻게 종교로 자리 잡았나 336
3 유대교, 뿔뿔이 흩어져 디아스포라시대로 356
4 기독교,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다 375
Ⅱ 힌두교의 탄생과 성장 (400년~ 800년) 401
1 불교를 극복한 브라만교, 힌두교로 태어나다 404
2 힌두교, 대중화에 성공하다 418
Ⅲ 이슬람교의 탄생과 성장 (500년~1500년) 443
1 이슬람교는 어떻게 탄생되었나 447
2 이슬람교의 본질, 움마 공동체 463
3 이슬람교는 어떻게 성장했나 488
4부 반목과 갈등의 역사
Ⅰ 셈족 종교 간의 반목과 갈등 511
1 박해와 학살로 점철된 부끄러운 역사 514
2 126년간 싸운 삼위일체 논쟁 538
3 로마가톨릭과 동방정교회는 왜 갈라섰을까 554
4 기독교 종교개혁은 왜 일어났을까 566
5 인류 최악의 범죄, 홀로코스트 593
Ⅱ 무엇이 다른가? 603
1 셈족의 세 종교는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605
2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는 무엇이 다른가 624
3 이슬람교의 종파들 632
4 세계 종교의 오늘 637
마무리하며 642 | 참고문헌 645 | 참고자료 648 | 사진 출처 649 | 찾아보기 650
내용요약
종교학자들의 세계 종교 입문서는 끊임없이 출간되었다. 하지만, 세계 종교라는 주제가 상당히 광범위하고 독자 일반의 경험과 이해의 폭은 좁은 탓에, 대부분 각 종교의 역사와 신앙 체계를 간략히 소개하는 데 그친다. 이 책 또한 각 종교를 개관하고 있지만 그 접근법이 색다르다. 종교학에서 한걸음 물러나 인류 문명사의 흐름에서 세계 종교를 살펴보기 때문이다.
종교라고 하면 교회, 절, 성당 등의 건축물과 그 구성원을 떠올리게 된다. 천국과 지옥 같은 사후 세계의 교리나 선행과 음식 정결법 따위의 종교 규범이 맹목적으로 지켜지는 신앙 체계로 비칠 수도 있다. 하지만, 종교의 탄생과 발전은 신의 명령만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다.
인류의 기원, 자연에 대한 근원적인 두려움, 고대 신화의 탄생, 기후 변화에 따른 유목민족의 이동, 국가 체제 혹은 사회 제도를 뒷받침하는 사상의 수립, 제국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국가종교의 필요성 등을 통해 종교는 그 모양을 갖추어 간다. 종교 간에도 시대와 지역을 뛰어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이상학적이고 제도적인 틀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인류의 종교적 발자국을 톺아보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인류 문명사로 세계 종교를 바라볼 때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유목민족과 정주민족의 대결이다.
빙하기가 끝나고 드넓은 초원 지역이 형성되자 바이칼 호수 근처에는 몽골로이드 계 유목민이, 흑해가 범람한 코카서스(캅카스) 지역에는 코카소이드 계 유목민이 등장했다. 코카서스 초원의 유목민은 인도유럽어족으로 흔히 ‘아리아인’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이 전 세계로 뻗어 나갔다는, 이른바 ‘쿠르간 가설’이다. 이들의 종교와 관련해서는 괴베클리 테페 유적이 있다. 토테미즘의 효시인 이 유적은 농경 생활 이전에 종교 공동체성립이 먼저라는 가설을 입증해 놀라움을 안겨준다.
초원의 유목민족은 정주민족이 살던 지역으로 밀고 들어가 지배계층이 되면서 새로운 사회질서를 세웠다. 고고학자 ‘마리야 김부타스’에 따르면 인류 초창기 유럽대륙에는 여성 중심의 평화로운 문명이 형성되어 있었다. 여신 숭배 사회였다. 하지만, 기원전 3500년을 전후로 호전적인 기마 문화인 코카서스 초원 문화가 서쪽으로 세력을 뻗쳐와 인도유럽어족의 유럽 확산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가부장제와 부계 체제를 앞세웠다. ‘남신 숭배’ 사회였다. 아리안의 일부는 기원전 15세기경 험준한 힌두쿠시산맥을 넘어 인도 북부로 쳐들어갔다. 이들은 원주민을 정복하고 새로운 통치 체제를 구축했다. 이것이 바로 ‘카스트 제도’다. 이 제도를 뒷받침하기 위해 자신들이 믿던 고대 페르시아 다신교를 조금 변형시킨 종교를 만들었는데 바로 브라만교다. 브라만교는 사상의 발전을 거듭하며 불교와 힌두교로 이어진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제국과 세계 종교의 관계다. 공동체가 발생하고 국가와 제국이 세워지는 중에 수많은 신이 그 절대자로 군림했지만 모든 신이 살아남은 것은 아니다. 인도·유럽어족이 세운 히타이트의 최고신은 ‘미트라’였다. 자손과 가축을 내려주는 번영의 신이자 만물을 품은 빛의 신이었다. 미트라교는 고대 페르시아를 거쳐 그리스와 로마 시대까지 번성하였고 초기 기독교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크리스마스와 일요일이 그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미트라교는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공인을 받으며 쇠퇴한다.
조로아스터교는 세계 종교 성립에 열쇠를 쥐었던 종교다. 미트라교도 조로아스터교의 영향을 받았다. 유일신, 선악 이분법 등의 개념은 유대교는 물론 기독교에까지 이어졌다. 중국으로도 전파되어 ‘경교(景敎)’라고 불렸고 미륵불과 정토 사상 등이 불교에 접목되었다. 하지만, 조로아스터교가 처음부터 성공한 것은 아니다. 자기 종족에게서 거부당한 조로아스터는 다른 종족에게 눈을 돌린다. 그래서 박트리아의 비스타스파 왕에게 전도하러 가지만 2년간 투옥당하는 고초를 겪는다.
하지만, 왕은 다신교보다 유일신교가 국가 운영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조로아스터교를 받아들이고, 급속히 퍼져나간다. 224년에는 페르시아 사산왕조의 국교가 되며 막강한 교세를 자랑했으나 이슬람 세력의 발흥으로 꺾여버리고 만다. 유대인들은 바빌론 유배에서 자신들을 해방한 페르시아제국의 키루스 2세를 구세주로 여겼고 그가 열렬히 섬기던 조로아스터교의 교리를 유대교에 접목한다.
비스타스파 왕은 콘스탄티누스 황제를 떠올리게 한다. 로마제국의 단독 황제가 되는 계기였던 ‘밀비우스 전투’를 앞두고 꿈에서 승리의 계시를 받은 그는 313년 ‘밀라노칙령’을 내려 기독교를 로마제국의 국교로 공인한다. 그는 성자 예수의 신성을 두고 벌어진 교리 다툼이 제국의 분열로 이어질 것을 염려해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섰고 ‘삼위일체’ 교리를 확정한다.
기독교에 콘스탄티누스가 있었다면 불교에는 아소카왕이 있었다. 평소 하층계급의 모계 혈통에 열등감을 느끼던 아소카왕은 붓다의 가르침에 크게 고무되었다. 불교를 ‘하나의 인도’ 건설을 뒷받침하는 통치 이념으로 삼고 국교로 선포했다. 인도 동북방의 일개 종파에 불과했던 불교 교단의 가르침이 세계 종교로 발전하는 일대 전기를 얻은 것이다. 이슬람교는 그 출발부터가 무함마드에 의한 ‘신정 일치’였다. 중세의 지중해 정복에 이어 지금까지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는 까닭은 여기에서 비롯한다.
이 책을 읽는 방법은
풍부한 내용만큼이나
다채롭다.
종교 입문서를 읽는 것이 아닌, 세계 문명사를 읽는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도 세계 종교의 교리적 특징과 차이점 등 딱딱하고 추상적으로 여겨질 수 있는 내용도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신라 기마 인물상은 쿠르간 가설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이집트 신전과 콜로세움을 세운 민족은 누구인지, 콧수염을 기른 서양인 모습의 불상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앙코르와트 사원에서는 몇 개의 종교를 만날 수 있는지와 같은 ‘알쓸신잡’ 지식도 만날 수 있다. 특히 200점이 넘는 지도와 명화, 사진은 도감에 버금가는 보는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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