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루카스 베드나르스키
출판사 : 위즈덤 하우스
저자소개
세계 최고의 금융서비스 기업 S&P글로벌(S&P Global)의 수석 애널리스트다. 배터리 산업 전문가로, 리튬, 흑연, 망가니즈 등 주요 배터리 물질과 기타 양극재 및 음극재 물질의 시장 흐름을 분석하고, 관련 산업과의 연계 솔루션을 개발한다. 전 세계 150개국, 1만 5000개 이상의 기관과 기업이 그의 시장분석을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덴마크 올보르대학교에서 경제·경영학을 전공하고, 영국 서식스 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지정학적 혼란과 에너지원 공급망의 관계를 연구했다. 그 외 중국, 러시아, 독일, 리히텐슈타인에서 국제금융을 공부했다. 희토류 같은 희소금속의 거래와 상품 개발로 경력을 시작했으나, 곧 신에너지 혁명과 전기 모빌리티로의 전환에 미래가 있다고 판단해 리튬으로 눈길을 돌렸다. 이후 세계 최고의 시장분석 기업 IHS마킷(IHS Markit)에서 배터리 산업 전문가로 활동하다가, 2020년 IHS마킷이 S&P글로벌에 인수되며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리튬 산업 전문 소식지인 《리튬투데이(Lithium Today)》의 편집장, 트레이더 교육기관인 코모디티스 아카데미(Commodities Academy)의 강사를 역임했고, 경제 전문 팟캐스트인 HC인사이더(HC Insider), 리더스 인 클린테크(Leaders in Cleantech) 등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리튬과 배터리 산업이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2021년 이 책을 출간했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머리말│꺾이지 않는 성장세
바로 다음 10년의 이야기│아시아로 이동하는 축│누가 기회를 포착할까
1장 메이드 인 차이나
미국의 전기자동차와 중국의 전기자전거│합작과 보조금의 쌍두마차│공동의 꿈, 공동의 이익│편지 한 통으로 시작된 신에너지 혁명│거대한 실험실│10개 도시, 1000대 전기자동차
2장 더 많은 배터리, 더 많은 리튬
비야디의 성공과 수직 계열화│‘진’이 중국을 통일하다│새로운 영토, 새로운 자원│성스차이, 스탈린, 장제스│중국 최초의 리튬 가공 시설│핵무기 개발이 대세를 바꾸다
3장 배터리 공급망의 거인들
미지의 신사업│틈새에서 답을 찾은 간펑리튬│신흥 시장의 법칙, 승자 독식│맑은 공기를 위한 총력전│홍콩증권거래소의 종이 울리다│리튬 채굴에서 리튬 가공으로│업계 1위 앨버말과의 차이점│리튬 가격의 오늘과 내일│오스트레일리아와 중국의 미묘한 관계
4장 한·중·일 트로이카와 다크호스들
인민의 대표가 된 거부│세계 최대 리튬 기업 SQM을 먹어치우다│하늘보다 높은 톈치리튬의 몸값│리튬 산업을 누비는 중국 자본│뛰어나지만 뒤처진 경쟁자들, 미국과 일본│무역 전쟁 발발│유럽의 희망이 된 LG│공급 과잉은 없다│리튬 광산과 자원민족주의│리튬 화합물과 양극재에 집중하는 유럽│다크호스를 꿈꾸는 인도
5장 라틴아메리카에 펼쳐진 리튬 삼각지대
쿠데타의 조짐│혁명가의 조언│젊고 야망 있는 개혁가│주가조작과 정경유착의 릴레이│리튬의 사우디아라비아, 칠레│소금 호수에 쏟아부은 1800만 달러│칠레는 전기자동차 생산을 꿈꾼다│아니, 리튬 채굴에 집중하라│포스코와 칠레의 동상이몽│끝나지 않는 CORFO와의 줄다리기│누가 경제성장을 방해하는가│훌륭한 장애물달리기 선수, SQM
6장 혼란한 정치와 흔들리는 리튬 산업
아르헨티나의 특산물, 채무불이행│광업 후진국에 도전한 에라메트│눈 가리고 아웅 하는 환경영향평가│원주민들의 도둑맞은 권리
7장 가능성으로 가득한 불모지
볼리비아의 ‘하얀 석유’│우유니 염원 쟁탈전에 뛰어든 FMC│뚝심과 아집 사이│“스미토모 씨 계신가요?”│미심쩍은 선택으로 점철된 독자 행보│독일과 손잡다│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독일│다음 상대는 중국일까
8장 리튬만큼 중요하고 다이아몬드만큼 소란스러운
코발트, 콩고 외에 찾을 곳이 없다│삽 하나 들고 광산으로 향하는 사람들│BMW와 분쟁 광물│‘닌텐도’ 대통령의 자원 외교│국제 자원 시장의 지배자, 글렌코어│완벽한 친환경은 없다│전기자동차와 탄소발자국의 관계│흑연과 니켈이라는 복병│균형을 찾아서
9장 두 번째 기회가 된 배터리 재활용 산업
자원 부족의 나라│갈라파고스섬의 개척자, JX금속│중국을 덮칠 폐배터리 쓰나미│유럽과 미국을 노리는 거린메이│해운 업계의 블루오션이 된 폐배터리 운송│돈을 주고 폐기물을 사는 진풍경│5G 통신을 책임지는 재사용 배터리
10장 가장 확실한 미래
제트연료를 대신할 배터리│이비에이션과 코캄, 하늘을 수놓다│환경과 경제성을 모두 만족시키다│노르웨이 근해를 누비는 전기 화물선│양극재, 음극재, 전해질의 하모니│에너지 밀도를 높여라│주기율표에 숨은 미래 로드맵│킬로와트시당 100달러│리튬을 대체할 수 있을까│아킬레스의 발뒤꿈치와 전고체 배터리│배터리의 황금기
감사의 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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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요약
배터리 산업의 핵심에는 2차 전지(축전지)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리튬 이온 배터리’로, 2015년 이후 전기자동차가 대중화되며 수요가 폭증했다. 이 배터리 황금기를 꽃피우기 위한 물밑 작업은 소부장의 모든 단계에서 지난 수십 년간 이어졌다. 1940년대 중국 신장의 리튬 광산부터 2010년대 유럽에 건설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공장까지, 책이 안내하는 가치 사슬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배터리 산업의 청사진이 한눈에 들어온다.
2차 전지의 주요 부품은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로, 그중 핵심은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양극재다. 특히 리튬 소재 양극재가 장착된 2차 전지를 리튬 이온 배터리라 한다. USITC(미국국제무역위원회)에 따르면 국제 2차 전지 시장의 70% 이상을 리튬 이온 배터리가 차지하는 만큼, 리튬은 배터리 황금기의 주인공이다.
저자는 리튬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눈치챈 나라로 중국을 꼽는다. 1940년대 신장에서 리튬을 발견한 중국은 1960년대 수소폭탄을 개발하며 이를 전략 광물로 삼았다(63~72쪽). 이후 연구를 거듭한 끝에 리튬이 배터리 산업의 핵심 소재가 될 것임을 깨닫고는 1980년대부터 ‘863계획’에 따라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39~41쪽). 그렇게 준비를 마친 중국은 2000년대 들어 간펑리튬과 톈치리튬의 창업과 운영에 지원을 집중해, 오늘날 국제 리튬 시장의 절대 강자로 만들었다(93~95쪽).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두 리튬 기업이 2022년 상반기에 거둔 ‘순이익’만 180억 위안(3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중국의 리튬 개발사를 살펴보면, 그들이 신장을 포기하지 못하는 주요인이 ‘자원민족주의’임을 알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라틴아메리카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저자가 “리튬 삼각지대”라 부르는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에는 총 4700만 톤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리튬이 매장되어 있다(158쪽, 185쪽, 205쪽). 지금까지는 기술과 자본이 부족한데도 외부 세력과의 협업을 방해하는 자원민족주의 탓에 빗장이 닫혀 있었지만, 계속해서 많은 국가와 기업이 문을 두들기고 있다. 저자는 이들이 “리튬의 사우디아라비아”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칠레의 SQM(칠레화학광업협회)은 국제 리튬 시장의 30%를 차지하며 제2의 사우디아람코로 성장 중이다(173~177쪽). 한국의 경우 포스코가 200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도전한 끝에 2018년 아르헨티나에서 리튬 채굴권을 따냈다.
반대로 자국의 리튬을 세계 시장에 적극적으로 내놓는 국가도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그린부시스, 마운트매리언, 필갠구라 등 여섯 곳의 리튬 광산에서 연간 30만 톤에 가까운 리튬을 채굴한다. 중국의 리튬 기업들이 적게는 5%에서 많게는 45%까지 이 광산들의 지분을 취득했는데, 오스트레일리아는 각종 법적 장치를 동원해 통제권을 유지하고 있다(105~106쪽). 중국이 환경문제 때문에 본토 내의 리튬 채굴량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오스트레일리아는 자국의 리튬 광산들을 대중 외교의 강력한 무기로 사용 중이다(99~102쪽).
중국과 리튬 삼각지대, 오스트레일리아가 리튬을 채굴하고 재가공해 가치 사슬의 상단(upstream)을 맡고 있다면, 한국과 일본, 미국은 그 리튬으로 각종 부품을 만들고 배터리를 생산해 가치 사슬의 하단(downstream)을 맡고 있다. 저자는 한국의 배터리 기업들이 “유럽의 희망”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유럽은 배터리 산업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어디까지나 자동차 산업이었고, 배터리는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면 된다고 판단했다(20~21쪽). 하지만 배터리 산업의 급성장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부품 생산과 설비 건설을 위해 2015년부터 한국 기업들을 ‘모셔 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과 삼성SDI다. 두 기업은 각각 폴란드와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했는데, 유럽 내 리튬 이온 배터리의 상업적 생산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설비들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공장은 2022년 한 해에만 테슬라 모델 3를 기준으로 200만 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했다.
IEA(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같은 기간 전 세계에서 930만 대의 전기자동차가 판매되었으니, 엄청난 생산량이다(125~129쪽). 물론 유럽이 한국의 배터리 기업들에 희망을 거는 것은 높은 배터리 생산량 때문만이 아니다. 관련 설비들이 연달아 생겨나며 배터리 산업의 생태계가 확장된다는 게 중요하다. 실제로 벨기에의 배터리 기업 유미코아는 LG에너지솔루션에 양극재를 납품하고자 폴란드에 공장을 따라 세웠다(9쪽, 137쪽).
일본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처음 상용화한 나라로 관련 기술은 뛰어나지만, 현재는 뒤처진 상태다. 리튬 채굴과 재가공, 부품 생산과 조립 등 어느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소위 ‘갈라파고스제도’로 불리는 일본답게 거의 유일하게 니켈 메탈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사용하는 도요타(271~272쪽), 테슬라에 리튬 이온 배터리를 공급하는 파나소닉과 스미토모 정도가 눈에 띌 뿐이다(124쪽).
미국은 가치 사슬에서 독특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2000년 아르곤국립연구소가 개발하고 특허를 취득한 NCM 양극재(리튬과 니켈·코발트·망가니즈를 혼합)가 리튬 이온 배터리에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배터리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낮아도, 특허를 이용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천문학적일 것으로 예측된다(118~121쪽).
리튬 채굴부터 배터리 생산까지, 중국부터 라틴아메리카까지, 배터리 산업의 가치 사슬은 이미 빈틈없이 잘 짜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저자는 판을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한다. 기본적으로 배터리 산업은 외부 요인, 즉 전기자동차 산업에 큰 영향을 받는다. 테슬라의 첫 번째 전기자동차인 로드스터가 출시된 2008년, 전 세계의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10만 대에 불과했다. 그런데 2022년의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930만 대로, 유례없는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129~131쪽). 게다가 인도의 전기자동차 시장이라는 변곡점이 남아 있다. 인도는 사륜차보다는 이륜차를 선호하는 특성 탓에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매우 미미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에 고작 4만 대의 전기자동차가 판매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전기자동차 보급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만큼, 조만간 그 성과가 구체화되면 배터리 산업은 진정한 ‘티핑포인트’를 맞이할 것이다(138~140쪽).
전기자동차의 뒤를 이을 새로운 전기 모빌리티의 개발도 눈여겨봐야 한다. 특히 “전기 비행기를 활용하는 미래는 많은 이의 예상보다 매우 가까이 와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이스라엘의 이비에이션이다. 2022년 시험 비행에 성공한 이비에이션의 전기 여객기 ‘앨리스’는 제트엔진을 사용하는 기존 여객기들과 비슷한 외양에, 훨씬 뛰어난 성능, 매우 값싼 사용료를 내세워 이미 300여 대가 수주되었다. 무엇보다 한국의 배터리 기업 코캄이 앨리스에 들어갈 배터리를 납품한다는 점에서, 이는 바로 우리의 미래이기도 하다(297~299쪽). 그 외 노르웨이 기업 야라가 선보인 자율항해 전기 화물선 ‘야라 비르셀란’도 미래 물류 산업의 향방을 바꿀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303~306쪽).
몇몇 기업은 수직 계열화를 이용해 전기 모빌리티 산업과의 연계 가능성을 극대화하려 한다. 휴대전화 배터리 제조로 경력을 쌓은 중국의 비야디(BYD)는, 리튬 채굴부터 자동차 생산까지 사업을 다각화한 끝에 2022년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자동차 판매량 1위를 달성했다. 과거 스탠더드 오일이 석유를 채굴하고 가공하고 운송하고 판매하는 모든 과정을 통합해 석유 왕국을 건설했던 것과 같은 전략을 택한 것이다(53~56쪽, 83쪽). 테슬라가 배터리의 자체 생산을 목표로 기가팩토리를 세운 것도 수직 계열화를 위한 포석이다. 하지만 기가팩토리의 실제 운영은 파나소닉이 맡은 만큼, 테슬라의 수직 계열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123~124쪽). 반대로 선택과 집중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중국의 닝더스다이(CATL)와 미국의 앨버말은 리튬의 채굴과 재가공에 집중해 시장 점유율을 지켜내고 있다(120~121쪽).
‘도시 광업’으로도 불리는 배터리 재활용 산업 또한 좋은 기회다. 최근 개발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가 약 15년 사용을 보장하므로, 2030년부터 ‘배터리 쓰나미’가 전 세계를 덮칠 것이다. 한정된 자원과 환경문제를 고려하면, 배터리 재활용은 피할 수 없는 선택지다(274~276쪽). 일본의 JX금속과 중국의 거린메이가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데(271~273쪽, 279~280쪽), 특히 중국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의 재활용을 의무화함으로써(275~276쪽), 사용 후 배터리로 5G 통신망에 전력을 공급할 정도다(287~288쪽).
마지막으로 차세대 배터리 개발도 계속되고 있다. 도요타의 전고체 배터리 연구가 대표적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안전성을 극대화한 2차 전지인데, 전기자동차 화재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오늘날 좋은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270쪽, 320~323쪽).
이 모든 기회의 밑바탕에는 세계 각국이 2050년을 목표로 진행 중인 탄소중립 정책이 있다. 지금까지 풍력이나 태양열 같은 재생에너지는 저장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 때문에 널리 쓰이지 못했다. 하지만 2차 전지가 개발되며 그 한계를 극복했고, 꾸준한 성능 개량으로 재생에너지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11~13쪽). 혹자는 전기자동차를 예로 들며 배터리에 충전되는 전기 대부분이 여전히 화석연료를 태워 만든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산업 전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살펴보면, 전기자동차를 타는 게 내연기관차를 타는 것보다 이미 훨씬 친환경적이다(252~256쪽). 결국 배터리 산업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첫걸음일 수밖에 없다.
도전 또한 계속될 것이다. 자원민족주의는 러·우 전쟁처럼 언제든 자원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 매장된 상당한 양의 리튬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그 개발이 멈춘 상태다. 동시에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주력해온 NCM 양극재의 생산비가 치솟았는데, 국제 니켈 시장의 10%를 차지하는 러시아산 니켈이 전쟁의 영향으로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LFP 양극재(리튬 인산철)를 꾸준히 생산해온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주가가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준 것이 바로 미국의 IRA이다. IRA는 보호무역주의의 산물로, 보통 국내 기업들에 악재로 여겨진다. 하지만 배터리의 경우 미국과 FTA를 맺은 나라에서 만들었다면 IRA에 제한받지 않는다. 일본도, 유럽도 미국과 FTA를 맺지 않은 상황에서 이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 큰 호재다(9~10쪽).
배터리 산업은 “장애물달리기”와 같다. “발전은 이어지겠지만 막다른 길도 많다.” 이 쉽지 않은 경주에 수많은 국가와 기업이 뛰어드는 것은, 배터리 산업이 평범한 일상생활부터 경제구조와 에너지 패권, 지구 환경까지,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가치 사슬의 흐름부터 자원전쟁까지 배터리 산업의 여러 주제를 날카롭게 분석하며 다음 10년을 미리 그려낸다. 흔들리지 않을 투자처를 고민하는 독자에게도, 국가와 기업의 다음 행보를 고민하는 독자에게도 최고의 로드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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