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스티브 아얀
출판사 : 부키
저자소개
1971년생으로 심리학 전문 잡지 [뇌와 정신, Gehirn und Geist]의 편집장이고 인지심리학을 연구한다. 독일 뒤셀도르프대학교와 이탈리아 나폴리대학교, 영국 리딩 대학교에서 심리학과 문학 번역학을 전공하고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원에서 과학 저널리즘을 연구했다. 성공지상주의와 결합한 심리학의 문제를 통렬하게 비판한 『심리학에 속지 마라』가 국내에 소개된 바 있다.
목차
프롤로그 심리학자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마라
PART 1 우리가 미치기를 권하는 사회
1 심리산업의 천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2 착각하는 뇌, 감정에 휘둘리는 인간
3 피로사회에서 탈진하지 않고 살아남는 법
4 상처와 두려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다
5 진짜 심리전문가와 돌팔이 구별법
PART 2 심리학이 현대인의 만병통치약이 되기까지
6 심리학은 어떻게 우리를 속이는가
7 통계라는 마법의 지팡이를 휘두르는 심리학자들
8 지금 당장 알아야 할 ‘심리학의 오류’
9 심리학계에 떠도는 매력적인 은어들
PART 3 심리학의 환상에서 깨어나라
10 완벽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방법
11 심리테스트와 점성술의 공통점
12 심리학에게 연애를 묻다
13 심리학자의 육아 코칭, 믿어도 될까?
에필로그 일정한 규칙대로 살면 삶이 수월해진다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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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요약
“늘 지쳐 있고, 전혀 의욕이 없어요.
우울증일까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에게 인정받은 적이 별로 없어서
매사에 자신감이 없어요.”
한창 절정에 다다른 심리 강연회 현장에서는 드디어 ‘걱정’, ‘고민’ 같은 단어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관객들은 마음 치유의 어려움을 설명하는 강연을 숨소리마저 죽인 채 귀 기울여 듣다가 하나, 둘 고백을 하기 시작했다. (프롤로그 중에서)
심리학자이자 독일의 저명한 심리학 전문 잡지 [뇌와 정신, Gehirn und Geist]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는 스티브 아얀은 어느 심리전문가의 강연회장을 찾았다가 마치 종교 부흥회와도 같은 관객들의 분위기에 큰 충격을 받는다. 마음속 깊은 곳의 상처를 주저 없이 드러내며 심리학의 처방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심리학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거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스티브 아얀은 자신 또한 심리학자이지만 심리학을 ‘맹신’하는 사회에, 그리고 인간관계부터 경제행위, 위안과 치유까지 모두 도맡고 나선 심리전문가들의 ‘행태’를 보면서 뭔가 큰 문제가 있음을 직감한다. 심리학 전문 잡지 편집장다운 명쾌한 분석력과 유려한 필치로 심리학이 인간의 마음속 ‘불안’과 ‘성공 욕구’를 어떻게 교묘하게 이용하는지 낱낱이 밝혀내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심리학에 속지 마라』이다.
일이십 년 전만 해도 정신병은 금기시되었다. 눈에 보이는 어떤 신체적 질병도 없는데 우울증이나 히스테리, 광기에 시달리며 약해져 가는 정신병자는 공포와 혐오의 대상이었다. 사람들은 그런 징후를 보이는 이들과 가까이하기를 꺼렸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공포, 중독, 강박, 우울증, 섭식장애, 번아웃 등 자신에게 ‘심리 장애’가 있다고 밝히는 사람들이 눈에 띌 정도로 늘어났다. 저자는 이런 상황이 ‘미쳐도 괜찮다’라고 관용하는 사회에서 쏟아지는 ‘심리상담 수요자’들의 지갑을 노리는 심리산업의 노림수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요즘에는 초등학생조차 스스로 정상인지를 의심한다고 한다. 주체 못할 정도로 활발한 아이에게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라는 진단이 내려지고, 이제 막 성인이 된 사람에게는 자립하지 못한 과잉보호의 희생자라는 딱지가 붙는다. 수백만 명에 이르는 직장인은 자신이 ‘번아웃증후군(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쌓여 일을 비롯한 일상생활에서 의욕을 잃는 증상)’에 걸렸다고 믿게 만든다.”라며 비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정신과 의사와 심리치료사가 코치, 상담가, 민간요법 전문가로 등록되어 있으며 그중에는 부업으로 상담을 병행하는 사람도 많다. 그뿐 아니라 시민 학교, 연수 기관, 평가 기관, 결혼정보회사, 기업컨설팅에 소속되어 있는 심리전문가까지 모두 합하면 심리산업 종사자는 엄청나게 많을뿐더러 여전히 증가 추세다. 바야흐로 ‘심리학 천국’이 된 것이다.
정확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검사를 통해 전 국민의 상태와 지능, 성격이 재단되고, 심리학자의 섣부른 판단으로 완성된 학설에 따라 전 세계인이 모차르트의 음악을 귀에 꽂고 사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빈번하다. 가장 큰 문제는, 아직도 많은 사람이 이러한 심리 검사와 학설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IQ(지능지수)와 EQ(감성지수)의 진실
모든 사람에겐 자신이 똑똑하다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이 욕구는 ‘똑똑함의 척도’로 통용되는 IQ 검사 결과에 만족하게 하거나 되려 열등감을 심어주는 사례도 있다. 사실 IQ 검사 결과에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은 전 국민의 50%도 되지 않는다. 미국이든, 영국이든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그렇다. IQ 검사는 규정상 국가별로 평균이 100이 나오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신의 IQ가 100이 넘기를 바라지만, 국민의 반은 어쩔 수 없이 두 자릿수 IQ를 받아들여야만 한다. 똑똑함을 인정받고 싶은 인간의 욕구를 놓치지 않은 심리산업은 EQ를 비롯한 특수 지능 ‘상품’을 내놓으며 사람들을 현혹한다. “논리력이나 어휘력이 부족해도 괜찮아. 어쨌든 다른 분야에서라도 똑똑하다고 인정받으면 되잖아?” -본문 213~217쪽
▶모차르트 효과의 전말
20여 년 전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좋아진다.”라며 전 세계를 휩쓸었던 ‘모차르트 효과’를 기억하는가? 레코드 가게의 태교 코너는 물론, 지하철역에서도, 학교 운동장에서도 모차르트의 음악이 울려 퍼졌었다. 최근 이 모차르트 효과가 완벽한 사기극이었음이 밝혀졌다. 그 촌극의 시작은 이렇다.
1998년, 캘리포니아대학교에 소속된 심리학자 프랜시스 라우셔가 이끄는 연구팀은 어미 쥐의 자궁에서부터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었던 새끼 쥐가 그렇지 않았던 쥐보다 더 빨리 미로를 빠져나왔다며 모차르트 음악이 IQ를 상승시킨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쥐의 청각기관이 성숙하는 데는 사람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이후에 밝혀진다. 즉, 태아 상태의 새끼 쥐는 아예 아무것도 듣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인지 능력을 향상하는 데는 굳이 모차르트 음악이 아닌 다른 음악을 들려주어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증거도 있다. -본문 125~128쪽
▶네덜란드판 황우석? 디더리크 A. 스타펠 사건
“잘생긴 사람이 인생에서 성공의 기회도 더 잘 잡는다.” “육식을 하는 사람이 채식만 하는 사람보다 더 반사회적이고 이기적으로 된다.”와 같은 학계뿐 아니라 일반인의 관심도 끄는 흥미로운 논문들을 발표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던 심리사회학자 스타펠 교수의 논문 중 상당수가 조작된 것으로 밝혀져 네덜란드가 충격에 빠졌다.
조작된 실험 중 하나는 “지저분한 환경일수록 인종 편견이 늘어난다.”라는 것이었는데, 스타펠은 악의적으로 환경미화원들이 데모를 벌이는 곳에서 행인에게 무슬림이나 동성애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거나, 대중은 망가진 자전거 옆에서 소수 집단에 더욱 비판적인 자세를 취한다는 자극적인 결론을 얻기 위해 실험 결과를 부풀리거나 과도한 일반화를 감행한다. 훗날 그는 “연구자와 학자로서 더 좋은 성적과 더 나은 논문을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잘못을 저질렀다.”라며 잘못을 시인했다. -본문 150~151쪽
넘쳐나는 심리학 정보의 ‘축복’ 속에서
우리는 정말로
행복해졌을까?
아니, 행복해질 수는 있을까?
저자는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짓부터 당장 그만두라!”라고 당부한다. 자기 내면의 문제를 찾고 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 파헤칠수록 “삶은 지뢰밭이 된다!”라는 것이다. 너무 많이 생각하고, 최고의 결과를 얻으려는 노력은 오히려 우리를 엉뚱한 길로 인도한다. 고민과 고통으로 점철된 가시밭길로 말이다. 심리학자 롤프 데겐의 말처럼 인간은 자기 행동에 대한 이유를 찾지만 실제로 자신을 ‘들여다보지’ 못한다. “사실 심리학자들은 타인처럼 자신을 외부에서 관찰하고 이런 낯선 자아를 어떻게 판단했는지에 대해 그럴듯하게 들리는 이론을 성급히 만들어 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생각하기를 멈추고
편안하게 ‘마음 가는 대로’
세상을 느끼는 일이다.
이렇게 자신을 망각하는 것이
때로는 더 편하게 사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프로이트가 정신분석학회를 세운 것이 1908년, 이제 겨우 100년 남짓한 역사를 가진 심리학은 어느덧 현대인의 마음을 손안에 쥐고 흔드는 거대한 ‘괴물 산업’이 되었다. 이제 종교를 신봉하듯 심리학에 의지하는 것이 완전히 쓸모없는 일이라는 사실에 눈떠야 한다. 이 책과 함께 심리산업의 속사정을 속속들이 살펴보면서 심리학이 세운 근거 없는 신화에서 벗어나자.
더는,
“심리학에 속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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