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칼 짐머
출판사 : 궁리
저자소개
호평받는 과학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저널리스트이다. 그는 〈뉴욕 타임스〉로부터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영민한 과학 저술가”, 〈뉴욕〉으로부터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과학 저널리스트”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짐머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과학 잡지 중 하나인 〈디스커버〉에서 과학 저널리스트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도서 집필과 여러 프로젝트에 집중하기 위해 〈디스커버〉를 떠나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예일 대학교에서 분자생물물리학 및 생화학 겸임 교수로 재직 중이며, 기고 활동과 과학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짐머는 탁월한 과학 저술을 인정받아 1994년에 모든 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저술 능력을 보인 젊은 과학 작가에게 주는 에버트 클라크/세스 페인상(Evert Clark/Seth Payne Award), 미국과학진흥협회에서 과학, 공학 및 수학 분야에서 뛰어난 보도를 하는 저널리스트에게 주는 과학 저널리즘상(Science Journalism Award)을 세 차례(2004년, 2009년, 2012년) 받았고, 2007년에는 과학 저술가로서 최고 영예인 내셔널 아카데미 커뮤니케이션상(Science Communication Award), 2016년에는 진화학, 생물학, 교육 및 일상에서 대중에게 진화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꾸준히 모범적인 활동을 한 개인에게 수여하는 스티븐 제이 굴드상(Stephen Jay Gould Prize)을 수상했다. 2017년에는 미국 온라인뉴스협회에서 주관하는 온라인 저널리즘 어워드(Online Journalism Awards) 해설 보도부문을 수상했으며, 2019년에는 전미과학작가협회에서 수여하는 과학 사회 저널리즘상(Science in Society Journalism Awards)을 수상했다. 또한 짐머는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심층보도로 퓰리처상 공공서비스 부문을 수상한 〈뉴욕 타임스〉 탐사보도팀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뉴욕 타임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디스커버〉, 〈타임〉, 〈사이언스〉,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유명 저널에 수많은 과학 관련 글을 기고해왔고, 그중 일부는 《미국 최고의 과학 저술(The Best American Science and Nature Writing)》 같은 과학 에세이 선집에 실리기도 했다. 그는 2004년부터 〈뉴욕 타임스〉의 주간 과학 칼럼 코너 ‘Matter’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알리는 칼럼을 게재하고 있다. 《바이러스 행성》, 《기생충 제국》, 《영혼의 해부》, 《마이크로코즘》, 《진화》, 《그녀는 엄마의 미소를 닮았네》 등 그가 쓴 10권이 넘는 과학책들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으며, 여러 매체에서 주목할 만한 도서 목록에 오르기도 했다.
목차
1. 자연계의 범죄자들
2. 미지의 영역
3. 30년 전쟁
4. 정밀한 공포
5. 내부로 향한 위대한 발자국
6. 내부로부터의 진화
7. 두 발로 걷는 숙주
8. 기생충 제국에서 살아가기
내용요약
기생충은 혐오감을 먼저 떠올리게 하는 생명체이다. 무언가 알 수 없는 것이 몸 안에서 꿈틀거릴 거라는 생각을 하면 누군들 그런 느낌을 깆지 않을 수 없다. 기생충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이는 없지만, 기생충에 대해 약간이나마 정확한 과학적 지식을 습득한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배우는 정규 교과과정 속의 과학, 생물학에는 놀랍게도 기생충이 보이지 않는다. 고작해야 편형동물, 원생동물 등의 분류 속에서 간신히 그 생김새 정도를 알아보는 것이 일반인의 기생충에 관한 지식수준일 것이다.
사실상 기생충에 관한 기억은 70~80년대에 경험한 채변검사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생물학에서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분야에서 새로운 지식의 샘을 퍼올린 책이 칼 짐머의 ‘기생충 제국(Parasite Rex)'이다. 저자는 수조 안의 개구리 한 마리를 바라보며 ’개구리 한 마리‘ 라고 생각하는 방식을 ’개구리 숙주와, 그 안에 기생하는 수십 종의 기생충 꾸러미‘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세계 속에서 살고 있는 기생충들은 실제로는 생태계의 지배자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Rex'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은 기생충에 의해 지배되는 세계가 존재한다는 말이다. 기생충은 존재하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 매년 제때 구충제를 챙겨 먹는 인간 개체에도 대장균이 기생하며, 개구리 한 마리를 해부하면 때로는 수십 마리의 촌충이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단순히 개체수만 많을 뿐 아니라, 그 생활양식도 매우 다양하다. 개미의 뇌 속에 기생하면서 소의 위장에 들어가기 위해 개미를 조종해 저녁마다 소가 뜯는 풀 꼭대기에 올라가게 하기도 한다. 물고기에 기생하는 어떤 종류는 물고기의 혀를 다 잘라먹은 뒤, 자기가 그 혀의 위치에 박혀서 물고기가 음식을 먹을 때 혀의 노릇을 하는 교활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기생충 제국’이라는 말은 이처럼 다양한 삶의 모습으로 다른 개체들의 삶과 생태계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기생충의 보이지 않는 위상을 제대로 살려주기 위해 빌려온 말이다.
비록 기생충은 숙주라는 하나의 개체를 자신의 세계로 삼는 작은 종에 지나지 않지만, 그 영향력은 절대 숙주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숙주와 기생충은 상호 변증법적인 영향을 보이며 끊임없이 발전해 나간다. 기생충은 살기 위해 숙주에 기생하지만, 숙주를 죽일 정도의 약탈을 하지는 않는다. 숙주의 죽음은 곧 기생충에겐 세계의 멸망이기 때문이다. 제한된 범위 내에서 끊임없이 수탈을 시도하는 기생충에 대항해 숙주도 끝없는 대응책을 개발해 낸다. 동성생식으로 번식하는 달팽이는 심지어 촌충의 번식이 극도에 이르면 양성생식으로 체계를 바꾸어 기생충에 대항하고, 포유류에 기생하는 흡충류는 끊임없이 자신을 공격하는 면역계를 각종 화학물질과 세포껍질 등으로 위장하면서 피해 다닌다.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대항하는 진화가 사슴의 뿔, 가젤의 달리기를 만들었지만 내부로부터의 위협은 생물들의 면역계와 생식계 등의 방면에서 또다른 진화의 힘을 만들어낸다. 이는 곧 생태계 전체의 조화와 안정, 그리고 진화의 원동력이 되었다.
‘기생충 제국’은 교양과학 서적으로서 뛰어나지만, 사회과학 교양서로의 가능성도 갖춘 책이다. 기생충의 생활 방식을 제대로 조명하고, 그 위상을 높임으로써 다른 생물들의 생활 방식을 바라보는 관점까지 바꿔놓았다. 지구라는 거대한 유기체에 기생하는 인간은 다른 기생충과 마찬가지로 숙주인 지구를 끊임없이 발전시키며, 그 속에서 양분을 섭취하며 자란다. 그러나 숙주가 죽으면 기생충도 죽는다는 생명의 대원칙은 여기서도 적용되며, 지구 또한 지나친 인간 기생충의 수탈에 대해 각종 자연재해로 화답하고 있다. 저자는 이것이 우주의 섭리라고 말하고 있다. 기생충이라는 작은 단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은 인간 존재에 대한 관점도 바꿔 버린다.
이 책을 처음 접한 이들에게 검은 바탕에 전자현미경으로 찍은 초파리의 얼굴이 박힌 표지는 괴기스러운 인상을 줄 수도 있고, 책 속에 등장하는 기괴한 기생충들의 이미지에 극악의 혐오감을 갖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책장을 넘기다보면 저자의 기생충에 대한 애정어린 묘사, 인간의 삶과 유사한 그들의 생활, 저자의 결론을 좇아가다 보면 지적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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