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임두원
출판사 : 포레스트북스
저자소개
서울대학교에서 고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기업에서 연구 개발 부문에 종사하다가 정부 기관으로 자리를 옮겨 과학기술 정책 기획을 담당했다. 현재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연구관으로 근무하며 과학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눈이 녹으면?”이라는 질문에 1초의 고민도 없이 “물이 된다”라고 답하는 이과형 인간이지만, 밤하늘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길 좋아하며, 영화와 요리 이야기만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낭만 과학자이기도 하다.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프레임 중에서 과학이라는 창을 가장 좋아하며, 그 이유로 과학이야말로 어떤 창보다도 넓고 투명하며, 왜곡 없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보여주는 창이라고 말할 만큼 과학에 대한 애정이 흘러넘친다.
『과학으로 생각하기』는 과학자로서 살아오며 강연과 일상에서 받은 수백 가지 질문 중 자신에게 새로운 관점을 선물한 질문을 골라 그 답을 정리한 책이다. “사람은 왜 죽을까?”와 같은 철학적인 질문부터 “왜 카페에서 공부가 잘될까?”처럼 일상적인 질문까지 삶을 탐구하는 42가지 다양한 질문에 과학자만의 답변을 깊이 있게 풀어냈다. 저서로 『튀김의 발견』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학 읽기』가 있다.
목차
머리말 · 여러분은 어떤 창으로 세상을 바라보나요?
1부 · 죽느냐 사느냐, 과학으로 고민하기
1. 인간은 모두 죽어야 하는 운명일까? #마모이론
2. 우리는 왜 지나간 일을 후회할까? #인과율
3. 신년운세는 왜 보는 걸까? #결정론
4. 균형 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 #삼투압
5. 세상에 순리가 존재하는 이유 #엔트로피
6.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을까? #세포 분열
7. 영원히 사는 것이 과연 축복일까? #정신의 노화
8. 재미있을 때는 왜 시간이 빨리 갈까? #상대성 이론
9. 우리는 왜 숨을 쉴까? #산소와 에너지
2부 · 일상의 태도, 과학으로 생각하기
1. 우리 눈은 왜 두 개일까? #원근법과 시차
2. 작은 디테일이 큰 차이를 만드는 이유 #주석 페스트 현상
3. 왜 잘나갈 때 겸손해야 할까? #대멸종
4. 그래도 목표를 세워야 하는 이유 #관성의 법칙
5. 높이 오르면 왜 더 멀리 보일까? #고차원 이론
6. 완벽하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닌 이유 #DNA 복제
7. 사람들은 왜 자신을 특별하게 여길까? #인류 원리
8. 눈이 녹으면 왜 물이 되는가? #상전이 현상
9. 적당한 스트레스가 필요한 이유 #활성화 에너지
3부 · 이상한 호기심, 과학으로 해결하기
1. 하늘은 왜 파랗게 보일까? #빛의 산란
2. 왜 카페에서 공부가 더 잘될까? #백색 소음
3. 그래도 지구는 왜 돌까? #만유인력의 비밀
4. 별은 정말 노란색일까? #별의 온도와 색
5. 어떻게 물체가 투명할 수 있는가? #전자와 빛
6. 사람들은 별을 왜 뾰족하게 그릴까? #빛의 회절
7.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것을 보려면? #입자가속기
8. 쇠를 금으로 바꿀 수 있나? #연금술
9. 얼마나 작게 만들 수 있을까? #플랑크 길이
10. 공기는 얼마나 무거울까? #공기 저항력
11. 왜 장어는 구워야 맛있을까? #마이야르 반응
12. 휴지는 어떻게 물을 흡수하는가? #흡수의 원리
13. 별은 왜 반짝반짝 빛날까? #핵융합
4부 · 존재의 비밀, 과학으로 상상하기
1. 존재하는 것들은 다 어디서 왔을까? #양자적 요동
2. 인간은 계속 생존할 수 있을까? #지구 온난화
3. 사람들이 복권을 계속 사는 이유 #확률의 법칙
4. 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 #오파린의 가설
5. 끼리끼리는 정말 과학일까? #극성 물질과 비극성 물질
6. 밤하늘은 왜 깜깜할까? #팽창하는 우주
7. 또 다른 세계는 존재하는가? #다중세계
8. 왜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는가? #황변 현상
9. 거울에 어떻게 내가 비치는가? #빛의 반사
10. 세상은 왜 다양한 것들로 넘쳐날까? #공유 결합
11.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닌 이유 #암흑물질
내용요약
과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어떨까? 과학 시험을 칠 때 말고는 딱히 쓸모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크나큰 오해다. 과학은 교실이나 실험실에 틀어박혀 있는 학문이 아니라, 일상 곳곳에서 우리의 세계를 확장해주는 하나의 관점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그 관점이 별에 사는 어린 왕자가 ‘핵융합’ 때문에 타 죽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으로 뻗어 나가기도 하고,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이나 지난날에 대한 후회를 ‘인과율’이나 ‘DNA의 복제 방식’으로 이해하고 풀어낼 수도 있다. 또한, 노랗고 뾰족한 줄만 알았던 별이 과학적으로 봤을 때 표면 온도에 따라 빨주노초파남보 여러 가지 색을 띠는 ‘구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매일 똑같이 보였던 밤하늘도 달라 보일 수도 있다. 이처럼 과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의 갇혀 있는 상상력을 뚫고, 더 넓은 세계로 한 걸음 나아가는 일과 같다.
Q. 인간은 왜 꼭 죽어야만 하는 건가요?
A. 마모이론은 우리 모두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선택했다고 설명합니다. 우리가 가용할 수 있는 에너지의 일부는 자손을 남기는 데 사용하고, 그 나머지는 우리 몸을 수선하는 데 사용하다 보니, 우리는 그 에너지의 한계 내에서 서서히 마모되고 결국 죽음을 맞는 것이죠. 그러니 억울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Q. 별은 정말 노란색인가요?
A. 실제로 밤하늘의 별은 무척 다양한 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별의 색은 표면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온도가 높을수록 파랗고, 온도가 낮을수록 빨갛습니다. 고흐는 이러한 밤하늘의 진실을 알았던 걸까요? 그의 그림은 한밤중인데도 다양한 색의 별이 하늘에 보석처럼 박혀 있죠.
Q. 우리 눈은 왜 두 개인가요?
A. 몸이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눈의 개수가 많을수록 시각의 측면에서는 유리하겠지만, 에너지 분배 측면에서는 제한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살다 보면 두 개의 눈이 부족하다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부족한 눈은 본질을 깊이 꿰뚫고, 때로는 저 멀리까지 볼 수 있는 혜안으로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눈앞에 과학자가 있다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싶은가? 학창 시절에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던 과학이론, 너무나도 사소해 누군가에게 묻지 못했던 궁금증, 투명인간, 외계인, 타임머신처럼 공상과학 소설에 나오는 소재들, 그냥 흔하디흔한 고민거리. 과학자에게 물어도 될까 싶은 호기심들을 떠올려보자. 과학을 쉽고 재미나게 소개하기로 정평이 난 대한민국 최고의 과학 스토리텔러 임두원이라면 아무리 엉뚱하고 쓸모없는 호기심일지라도 생각의 그릇을 넓히고 사고의 바탕을 튼튼하게 해주는 놀라운 과학적 발견으로 이끌어줄 것 같다. 물론, 아주 낯선 과학이론과 만나게 될 수도 있다. 이 책의 목적은 과학을 정확하게 이해시키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색다른 각도에서 세상을 이해하고 궁금증과 고민을 해결하는 ‘힘’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 책은 일상 속에 존재하는 평범한 질문에 과학자가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이 여정 속에서 단순한 과학적 지식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타고난 이야기꾼답게 그는 흥미진진한 영화와 신화 속 이야기를 ‘과학’이라는 거푸집에 집어넣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녹여낸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야기하다가, 별이 왜 다양한 색을 지닐 수밖에 없는지 천문학적으로 설명하고, 아킬레우스 신화를 이야기하다가 자연스레 ‘플랑크 상수’를 설명하며, 영화 〈트루먼 쇼〉의 줄거리를 신나게 늘어놓다가 갑자기 ‘우주 팽창설’에 대해 설명하는 식이다. 처음에는 “왜 과학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지?” 의심스럽지만 탄탄한 이론적 배경과 신선한 통찰로 가득한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아, 하고 무릎을 치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책에는과학자 임두원의 시선에서 건져 올린, 과학적 사고의 힘을 기를 수 있는 42가지 질문이 들어있다. 하지만 이 책의 진짜 묘미는 42가지 과학적 답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답과 새로운 질문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과학자가 생각하는 하늘이 파란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이유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사물과 색을 인식하는 개인적인 경험은 빼놓았으니까요. 제가 느끼는 하늘의 색과 여러분이 느끼는 하늘의 색은 다를 수 있습니다. 고흐의 하늘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가끔은 내가 바라보는 하늘이 어떤 색인지 생각해볼 여유를 가져보길 바랍니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해도 괜찮습니다.”
(198쪽)
과학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복잡한 공식과 이론 때문에 어쩐지 일상과 동떨어져 보인다. 하지만 과학은 우리가 라면을 먹고 얼굴이 부을 때도, 휴지로 물을 닦을 때도, 새해 목표를 세우고, 로또를 살 때도 우리 곁에서 작용하고 있다. “과학이야말로 어떠한 왜곡 없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학문”이라고 말할 정도로 과학에 대한 애정이 두터운 저자이지만 문학적 상상력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한다. 결국, 과학자가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방법 또한 자신과 다른 세상 속 사람들의 생각을 엿보는 데 있기 때문이다.
“과학은 참 대단합니다. 별이 왜 둥근지를 설명할 수 있고, 또 그 둥근 별이 왜 우리 눈에는 마치 ‘별 모양’처럼 보이는지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궁금해하고 더 완전한 진실을 갈망하는 우리에게 과학은 이제 필수 불가결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우리의 상상력도 소중히 여겼으면 합니다. 밤하늘을 바라보며 나만의 별 모양을 그려보는 자유도 계속 누렸으면 합니다. 이 또한 과학과 더불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 소중한 것들이니까요.(244쪽)
이 책에서 던지는 여러 질문에는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과학’이라는 도구로 의미 있는 답을 찾아가는 여정일 뿐이다. 이 여정을 따라가면서 과학자처럼 상상하고, 과학자처럼 탐구하는 법을 배우다 보면 우리의 세계는 전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책을 덮고 난 후에도 평상시에 가볍게 지나치던 모든 것에 질문을 던지고, 나만의 답을 내리는 일을 놀이처럼 생각해보자. 저자는 상상하는 만큼, 질문하는 만큼, 관찰하는 만큼 세상을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과학의 창으로 바라본 세상 이야기이자, 과학자가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을 42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엿보는 책이기도 한 이유다.
“과학은 질문에서 시작해서 질문으로 끝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과학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법이 궁금하신가요? 그러면 주저 없이 질문을 던져보세요. 과학자라면 마치 어린아이가 그러하듯 질문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니까요.” (2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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