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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서적

화학 연대기

by 책먹는아재 2023.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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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장홍제

출판사 : EBS BOOKS

 

저자소개

  실험 속에 낭만이 살아 숨 쉰다고 믿는 과학자. 10억분의 1미터, 나노(Nano) 세계에 숨은 과학의 무한한 가능성을 찾는 나노(Nano) 화학자. 화학의 재미와 아름다움에 빠져 물질의 비밀을 공부하다 더없이 작은 세계를 탐구하는 나노화학에 매료되었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특성을 가진 나노물질을 만들어 우리의 일상을 획기적으로 뒤바꾸는 나노화학은 현대 과학이 도달한 가장 실용적인 분야라 할 수 있다. 이토록 재미있고 실용적인 화학을 독자에게 전하고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 이 책을 집필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화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광운대학교 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역사가 묻고 화학이 답하다, 화학 연대기, 신소재 쫌 아는 10, 원소 쫌 아는 10등이 있으며, ACS Nano, Angewandte Chemie등 국제 학술지에 나노 화학에 관한 논문 70여 편을 게재했다. 화학 대중화를 위해 유튜브 채널 화학 하악을 운영 중이다.

 

목차

들어가며|화학이란 무엇일까

 

1|세상 모든 것의 시작: 기원

2|바야흐로 잉태하는 문명: 물질의 시대

3|철학적 사유의 탄생: 원소설과 원자설

4|근대 화학으로 가는 교두보: 연금술

5|역사의 파고에 올라탄 화학: 격동기

6|권위에 대한 항변: 과학 혁명

7|폭발하는 뇌관 : 화학 혁명

8|원소 대발견의 시대: 분석화학

9|주기율표 발명을 둘러싼 분투: 무기화학

10|열과 에너지의 비밀을 찾아서: 물리화학

11|결합과 구조에 대한 열정적 탐구: 유기화학

12|새로운 시대를 여는 문: 공업화학과 의약화학

13|특이점의 탄생 : 양자화학

14|단분자에서 고분자로 : 섬유화학과 생화학

15|화학 성장의 새로운 원동력: 나노화학

 

이미지 출처

부록|역대 노벨 화학상 수상자 및 수상 내용

 

내용요약

모든 것과 모든 곳에

화학이

있었다

 

  화학이란 무엇일까. 흔히 화학 하면, 딱딱한 주기율표 속 원소기호나 왠지 위험해 보이는 시약으로 가득한 실험실 풍경을 떠올리며 나와는 무관한 분야라고 단정 짓곤 한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화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아침에 눈을 떠 하루를 시작하고 다시 잠자리에 드는 시간까지, 우리가 먹고 마시고 입고 쓰는 모든 게 화학의 산물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모두 그 무엇인가로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이들 물질은 도대체 무엇으로 어떻게 이루어져 있을까? 이 책 화학 연대기와 함께하는 여정은 바로 이런 물음에서 시작한다.

 

  사실 화학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광활하고 변화무쌍하며 신비롭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이루는 원소들과 수백만 광년 떨어진 이름 모를 행성을 이루는 원소들은, 전체적인 구성 비율은 다를지언정 질적 요소는 완벽하게 똑같다.

  오늘 우리가 마신 물을 구성하는 수소와 목성 내부를 채우고 있다고 알려진 금속성 수소는 동일하고, 우리가 식사할 때 사용하는 수저에 포함된 철은 화성 표면을 덮고 있는 흙 속의 철과 완전히 같은 원소다.

 

  화학의 경이로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인류 이전에 지구를 지배한 공룡을 비롯해 다른 생명체들을 구성하던 원소와 원자는 온전히 재활용되어 지금 살아 숨 쉬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초기 지구 표면을 감쌌던 철은 지금 우리 몸에서 산소를 옮기는 역할을 하는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의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이며, 공룡을 멸종시킨 운석에서 유입된 이리듐은 나침반 재료로 쓰여 바다에서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수십억 년 전 지구의 생태계를 이룬 원소들은 우리가 지금 이 책을 읽는 이 순간에도 연소, 증류, 압착, 치환, 분해, 결정화, 융해, 첨가를 포함한 다양한 반응의 형태로 주변에 존재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움직인

화학자들과 화학의 숨은 역사

 

  인류사에서 화학이란 한마디로 생명의 기원에서 시작된 어마어마한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가 탄생한 이후 화학반응을 통해 DNARNA가 생성되었고, 생명이 출현해 진화를 거듭한 끝에 현재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원소설과 원자설에 대한 고대 철학자들의 해석과 함께, 미신과 민간요법, 연금술 등 여러 형태를 거쳐 화학이라는 학문이 형성되었다.

 

  초기 과학자들의 끈질긴 실험과 함께 행해진 도전과 성공, 시행착오와 실패는 불가피했다. 프랑스 화학자 라부아지에는 플로지스톤이라는 가상의 물질 때문에 나무가 불에 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일생을 바쳤고, 이탈리아 화학자 겸 물리학자 아보가드로는 원자와 분자를 구분하고 관계를 파악했는데도 평생 아무도 그의 연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영국 화학자 뉴랜즈는 주기율표 발명 직전까지 갔지만 다른 사람들로부터 조롱을 받다가 화학계를 떠났다. 스웨덴 화학자 셸레는 타고난 실험 설계와 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수많은 원소를 발견했지만 여러 독성 물질을 연구하는 바람에 신체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그러나, 물질의 비밀을 밝히려는 그들의 순수한 열정 덕분에 인류는 발전을 거듭했다. 화학의 형성 이후 원소를 이해하고 정의하려는 도전은 분석화학과 무기화학의 급격한 발달을 촉발했고, 의약품과 실용적 화합물을 분리·정제하면서 싹튼 유기화학은 근대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발전한다.

  물리학 이론 및 실험 결과를 통해 원자를 규명하고 열역학과 양자역학으로까지 이끈 과정은, 과거 연금술적 기법에만 얽매여 있던 화학반응을 이해하는 바탕이 되었다. 이후 물리화학이 물질의 화학적 성질을 연구하는 분야로 자리 잡았으며, 생명 반응을 구성하는 요소들과 기능에 관한 연구는 생화학을 탄생시켰다.

 

  산업화와 두 차례의 세계대전, 식민 시대 등 인류사의 굵직한 흐름 속에서 화학은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도 언제나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어 왔다. 라부아지에의 동료 와트는 증기기관을 개량했고, 프랑스 기술자 니콜라 조제프 퀴뇨는 증기 자동차를 만들었다. 내연 기관이 개발된 이후 헨리 포드는 자동차의 초기 형태를 설계했으며, 이후 타이어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다.

  타이어와의 전쟁은 합성고무와 고분자, 염료, 화약 등 화학제품의 생산을 촉발했다. 이후 공업화학, 고분자화학, 환경 화학을 비롯한 수많은 파생 분야가 계속해서 등장했으며, 이제는 맨눈으로 관찰할 수 없는 물질이자 화학적 측면에서 가장 의미 있는 세계라 할 수 있는 나노 세계로 관심이 확장되어 나노화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도전 뒤에 다시 무엇이 숨어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장홍제 교수가 말하는 것처럼 화학은 쉽사리 답을 드러내지 않는 매력적인 학문이기에 화학의 여정은 광활한 우주의 시간과 함께 앞으로도 이어질 게 분명하다.

  『화학 연대기는 이러한 화학의 탄생과 발전, 가파른 변화와 모색 과정을 실험과 사실에 기반해 역사적으로 추적한 기념비적 저작이자, 오래전 묵묵히 금을 찾던 그 모습 그대로 실험과 경험, 논리와 추론, 이해와 분석을 통해 세상을 감싼 모든 물질의 비밀을 밝혀나갔던 화학자들에게 보내는 헌사이다.

 

책 속으로

인류가 출현하기 전, 따라서 인류가 결코 조절할 수 없었던 화학반응이 연속으로 이어지면서 물질의 특이성과 다양성이 만들어졌다. 다양한 물질을 녹일 수 있는 물이라는 용매를 매개체로 간단한 분자들은 뭉치거나 분리되고 또 서로 자리를 바꾸는 등 끝없이 반응했다. 이에 대한 원동력이 무엇이고, 또 어떤 과정으로 무엇이 생겨났는지는 오랫동안 미지의 영역이었다. 이 모든 과정은 생명 탄생이라는 믿을 수 없는 결과를 낳았으며, 그것을 밝히고 이루어낸 분야가 화학이다.

--- pp.34-35

 

화학을 연습하다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연금술은 인류 문명의 시작 시점부터 중요하게 여겨온 두 가지 측면을 끝없이 탐구하고 관련 지식을 추구했다. 한 가지는 물질적 가치의 최고봉으로 자리 잡은 금을 합성하고 의료적 부분에서 약을 만드는 일이었으며, 다른 한 가지는 낡은 것을 새롭게 하고 육체로부터 영혼을 추구하는 일이었다.

--- pp.103-104

 

세상 만물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학문 발달 역시 상승기와 정체기, 하락기를 반복한다. 경험적 과학철학이 탄생하고 광물 산과 알코올 제조법을 개발해 지적 발전이 최고조에 달한 이후, 14~15세기는 화학의 정체와 쇠락이 끝없이 이어지는 암흑기였다.

--- p.165

 

라부아지에는 탈플로지스톤화 공기, 즉 산소가 당시 학계를 지배하고 있던 플로지스톤설을 깨뜨릴 단서라는 사실을 알아챈 단 한 명의 인물이었다. 화학 발달은 체계를 정립하고 표현과 의사소통의 기준을 만들어낸 라부아지에 전후로 나뉜다 해도 과언이 아니며, 그런 까닭에 우리는 이것을 화학 혁명이라고 말한다.

--- p.237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화학반응인 연소의 본질적 의미에 대한 고찰, 그리고 어디에나 존재하는 공기와 기체 상태를 이루는 물질에 관한 관심은 화학 혁명의 뇌관으로 작용했다. 이전까지 하나의 학문으로 온전히 자리 잡지 못하던 화학은 이제 연금술과 차별화되고, 철학과는 멀어지며, 의학과 분리되어 폭발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 p.207

 

현시점에서 첨단 과학을 아우르는 가장 매력적인 분야는 나노과학이다. 그리고 나노 세계에서 작용하고 이루어지는 화학에 관한 모든 접근은 또다시 나노화학으로 구분된다.

--- p.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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