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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05:15
침대에 누워 메모해둔 글을 읽으며 짧고도 길었던 이틀을 곱씹어본다.
2층침대 아래칸에서 코고는 소리가 우렁차다. 지난밤엔 나도 그랬을게다.
6시부터는 짐을 챙겨 길을 나서야겠다.
0107, 07:00
Estella를 향해 40키로를 14시간만에 완주. 밤 10시에 도착하니 알베르게는 중순까지 휴점이다.
근처 호스텔을 갔더니 38유로!
쓰리지만 여기서 1박.
욕조에서 사우나를 한바탕하고 팬티바람으로 취침.
무리해서 걸었더니 온통 쑤신다.
0111. 18:30. Najera.
여행지에서 닭백숙을 만든다.
닭 4.35, 우유 0.9, 산미구엘 1L 1.3, 적포도주(vino Rioja coto critanzatin 75cl) 5.6, 야채 등등해서
16.44유로에 두명의 저녁거리를 준비했다.
식료품이 제법 싸다.
0113. 18:00.
Villafranca Montes de Oca
힘든 하루였다. 원래 도착지는 Belorado였고, 오후 2:30에 도착해서 숙소를 찾아보았으나 모두 문을 닫았다. 낭패였다. 기력이 좀 남아서 약 7km 떨어진 마을까지 갔으나 역시나 휴무.
작은 bar의 주인할머니께서 딱하다는 듯 쳐다보시더니 우산을 챙겨 길을 나선다. 그 뒤를 절룩거리며 따라가는 내 모습은 그 옛날 하염없이 걷다 기진맥진한 순례자였다. 눈비를 두어시간 번갈아 맞은 끝에 흠뻑 젖었고 더운 샤워와 따뜻한 음식, 날 반겨줄 알베르게만 머릿속을 온통 채운다. 할머니는 가게에서 약 5km떨어진 이곳 숙소까지 승용차로 바래다 주셨다. 덕분에 5유로에 하룻밤을 쉬게 되었다. 도보일정이 막바지에 이르러 돌이켜보니 가장 많이 떠오른 것은 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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