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존 카터 코벨
출판사 : 글을 읽다
저자소개
미국 태생의 동양미술사학자. 미국 오벌린대학을 나와 서구학자로서는 처음으로 1941년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15세기 일본의 선(禪)화가 셋슈(雪舟) 연구」로 일본 미술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교토 다이토쿠지(大德寺)에서 오랫동안 불교미술을 연구하고 『대덕사의 禪』, 『일본의 선정원』, 『이큐(一休) 선사 연구』등 일본예술의 미학적인 면을 다룬 여러 권의 저작을 냈다. 1959~78년까지 미국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주립대와 하와이대학 등에서 한국 미술사를 포함한 동양미술사를 강의했다.
뒤늦게 일본문화의 근원으로서 한국문화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의 필요성을 깨닫고 1978~86년간 아들 앨런 코벨(Alan Covell)과 함께 서울에 체류했다. 이 기간에 한국문화의 현장에서 알아낸 1천4백여 편의 글과 논문을 발표하고 『한국이 일본문화에 미친 영향』, 『한국 도자기의 세계』, 『조선호텔 70년사』, 『한국문화의 뿌리』, 『한국의 문화유산』 등 5권의 영문 저서를 냈다. 한·중·일 미술을 섭렵한 해박함으로 미술사에서 고고학과 역사 연구로 이어진 작업에서 한국인의 먼 조상 ‘부여 기마족’의 존재와 일본에 반출되어 무국적으로 떠돌던 한국미술의 존재를 밝히는 작업을 해냈다.
목차
서론
한국의 영향과 일본의 숨겨진 역사; 부여 기마족
1 부여족과 말(馬)
일본문화의 근원-부여, 가야 그리고 백제
부여 기마족과 고고학
부여족의 항해와 말1; 기병과 보병의 전투력 비교
부여족의 항해와 말2; 말을 싣고간 방법
부여족과 말
페르가나의 말과 천마
2 바다 건너 왜로; 부여 기마족의 왜 정벌
쓰루가의 한국인 자취
신공왕후와 아리나례강
신공과 ‘용감한 큰 곰’ 무내숙니
부여 바위 왕자 진무왕 그리고 오진
오진과 백제의 우정
닌도쿠왕 시대; 바위 공주 매사냥, 거대 고분
부여족의 바위 신사, 이소노카미 신궁
부여족의 바위와 이름-닌도쿠왕과 바위 공주
천황 가계의 한국 산신과 삼종 신기
오진부터 게이타이 이전까지 완전한 부여 혈통
부여족의 권력 투쟁과 변신
일본으로 간 부여 한국인들, 5세기 왜국의 지배자
부산항
3 학자들의 부여 기마족 연구
그리피스의 진구왕후 일본정벌론; 펜은 칼보다 강하다
그리피스, 페놀로사가 밝히는 일본문화의 근원 한국
기다 사다기지와 에가미 나미오, 부여 기마민족설의 원조
개리 레저드와 코벨의 부여 기마민족 정벌론
북한 김석형의「삼한 삼국과 일본열도」
천관우와 백제의 칼 칠지도
한국 역사의 3분의 1은 일본에 있다
일본의 첫 사서 『구다라기(백제기)』
한일 간의 문화교류? 한국이 일방적으로 준 것이다
‘일본국의 시원’과 에가미 나미오 비판-최태영
4 임진왜란과 한일관계
임진왜란의 3코스와 아시안게임 성화 봉송로
임진왜란과 왜국의 첩보활동
이순신이 포획한 히데요시의 금부채
장보고와 이순신의 활동지, 주도
해상의 모든 전투에서 승리한 이순신과 거북선
임진왜란으로 조선, 분단될 뻔
충무공을 기리다
한국 원산 벚나무와 워싱턴
1607~1811년 간의 조선통신사
조선통신사에 대한 정치적 목적과 조선에 대한 외경
천명과 혁명
5 일본의 역사 왜곡
한일 양국의 증오감
가토를 노린 한국 호랑이
한국미술사 칼럼 쓰며 일본인 이웃과 절교
한국의 영향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
한국문화의 뿌리 찾기
한국이 일본에 전한 6대 영향
역사를 통해 본 일본의 역사 왜곡
-1982년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파동을 보고
1300년 계속되는 역사 왜곡과 일본 사가들
일본의 교과서 왜곡과 군국시대 ‘신성한 천황’의 부활
솔직할 수 없는 일본인들
영국 사학자 조지 샘슨의 일본사
일본인을 좋아하지만 신뢰하지는 않는다
유구한 역사 왜곡의 나라 일본
-나카소네 일본 총리 방한에 부쳐-앨런 코벨
존 카터 코벨 지음『부여 기마족과 왜(倭)』 원문
내용요약
동양미술사학자 존 카터 코벨의 한글판 두 번째 저서. 저자는 1978-86년까지 말년을 한국에 머물며 동서양 예술사를 넘나드는 폭넓은 시야로 한국문화를 탐색하는 1천4백여 편의 글을 남겼다. 저자는 특히 일본미술사를 전공해 일본문화 속에서 한국문화의 자취를 포착하는 작업에 전념한 바 있다. 이번 책은 [글을 읽다]에서 발간하는 존 코벨의 한국문화 시리즈 1권이다.
이 책에는 부여족의 야마토 정벌과 왕권 장악, 일본에 남아있는 한국문화와 한국이 일본에 전한 영향, 임진왜란과 조선통신사, 일본의 고질적인 역사 왜곡을 학문적으로 밝히는 내용을 담은 글 62편이 수록됐다.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것은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일본은 전적으로 한국의 선진문화에 힘입었음에도 일본은 왜 이를 숨기려 하는지 그 근원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제3국 학자의
이런 객관적 성찰은
한국문화의 정립을 위해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4세기 부여가 멸망한 후 그 일부가 한반도로 남하해 가야에 영향을 미치고 마침내 배에 말과 무기를 싣고 왜로 진출하게 된다. 부여 기마족은 369년 왜의 야마토를 정벌하고 6세기 초까지 왕권을 장악하며 일본문화를 꽃피우게 된다. 그 후 가야와 백제, 고구려의 순차적 멸망으로 십수만 명에 달하는 지배층과 지식인들이 일본에 유입되면서 8세기까지 일본의 문화는 한반도에서 건너간 한국인들의 선진문화에 힘입어 발전하게 된다.
이런 사실은 8세기에 저술된 일본의 역사서『고사기』와『일본서기』에 나타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일본에 남아있는 토기와 칼, 말 갑옷, 말 장식, 금관, 고분벽화 같은 유물이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저자는 역사는 숨길 수 있으나 유물은 역사를 날조할 수 없다고 못 박고 있다. 저자의 주장은 부여 기마족을 연구한 미국의 그리피스, 페놀로사, 레저드와 맥이 닿아 있으며 일본의 에가미 나미오, 기다 사다기지, 한국의 최태영, 천관우, 북한 사학자인 김석형의 연구와 비교해 볼 수 있다. 이 책에는 이들의 연구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그러나, 일본은 고대 일본이 한국인들의 힘으로 형성되어 발전된 것이라는 사실을 극구 숨기고 있다. 그 배경은 무엇인가? 저자는 여기에서 일본의 역사 왜곡 내지 날조는 1300년간 계속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712년과 720년에 나온 일본의 역사서 『고사기』와 『일본서기』를 편찬한 것은 백제 지식인들로 이들은 반(反)신라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미 망해버린 조국, 백제의 역사를 일본의 역사로 차용하고 왜곡했다. 이때부터 한일관계는 꼬이기 시작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일본인의 특성상 이런 긴 역사를 가진 역사 왜곡은 앞으로도 쉽게 바뀌지 않을 것임을 단언한다.
『일본서기』는 한국인에 의한 일본정벌의 본말을 통째로 뒤집어 마치 일본이 한국-가야 및 신라와 백제도 얼마간 포함된-을 정벌한 것처럼 기록하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후일의 일본인들이 자기네 역사에 대해 만족하게 여기도록 한 것이다.
근세 들어 일본이 한국을 식민 통치하던 시절, 일본으로서는 한국인의 피가 그들보다 더 우월하다는 사실을 비롯해 일본 문명이 전적으로 한국에 의존해 발아했다는 사실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7세기 왜 조정은 역사 편찬에 대한 고도의 검열을 했다. 이때부터 한일관계 역사가 꼬이기 시작했다. 660년 백제가 신라에 망해 흡수된 뒤로는 멀리서 바치는 조국에의 충성도 쓸데없었고 그보다 오래전에 망한 부여에 대해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었다.
그렇게 해서 이 학자들이 『일본서기』를 편찬하는 과정에서, 망한 백제의 역사에서 많은 부분을 가져다 쓰면서 일부 내용은 반(反)신라적으로, 일본의 통치자 입맛에 맞게 왜곡해 기록하게 된다. 그들은 친한(親韓) 세력인 소가 가문을 타도하고 새로운 왕가로 등극하여, 한국의 영향력을 축소하려 한 후지와라 가문(현재 일본 천황 가문)에 영합했다.
『일본서기』의 저자는 후지와라 신생 왕가의 역사 검열을 감수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목이 날아가 버렸을 것이다. 후지와라 혈통에도 한국인의 피가 섞여 있었지만, 그 이전의 천황들처럼 그렇게 압도적인 한국계 혈통은 아니었다. 이 때문에 그들은 왕실 소속의 역사가들을 감독했다.
오늘날 벌어지는
일본의 역사 왜곡은
이처럼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진행되었다
임진왜란과 이순신, 조선통신사 부분에서는 세계 해전사에 비추어 단 여섯 척의 거북선으로 해상의 모든 전투에서 승리한 이순신의 업적은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저자는 또한 임진왜란 당시에도 조선을 제외하고 일본과 중국이 협상함으로써 한반도가 분단될 뻔한 사실을 밝히고 있다.
히데요시는 명나라 정복이 불가능하다면 조선 땅을 가져보려는 계책을 꾸미는데 한강 이남을 일본이 먹고 그 이북은 중국이 원하는 대로 처분해도 좋다는 묵시적 협상을 중국과 벌인다는 것이었다. 남북이 분단된 오늘의 상황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이순신이 포획한
‘히데요시 금부채’는
저자 존 코벨만이 쓸 수 있는
고미술과 역사가 어우러진
명쾌한 글이다.
"1952년 6월 2일 당포 전투에서 가메이는 기함에 양철 신처럼 올라앉아 전투를 지휘하고 있었다. 그의 배는 한가운데 삼층 누각을 지어 올린 것이었다. 누각에는 붉고 푸른 칠을 입히고 둘레에 검은 천으로 장막을 쳐놓아 매우 현란해 보였다. 조선 수군의 거북선에서 발사된 불이 누각으로 날아왔다. 장막은 쉽게 불붙고 배 전체에 불이 번졌다. 이순신의 ‘학익진법’이 적중하자 왜군 전함들은 어쩔 줄 몰라 했다. 이날 전투에서 가메이와 그의 함대 모두 흔적이 없이 사라지고 다만 검은 상자 하나가 떠올랐다. 이순신의 수군이 이를 집어 올렸다. 그 안에는 오래전 히데요시가 자필로 서명해 ‘가메이’에게 내려준 금부채가 들어있었다. 그의 자부심도 사라지고 야심 또한 재가 되었다."
일본의 역사 왜곡 부분에서 저자는 한일 간에 존재하는 증오감은 일본이 솔직해져야 사라질 것이라며 일본이 역사 왜곡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군국주의의 부활이라고 설명한다. 과거 군국주의자들은 ‘신성한 천황’의 부활을 외치며 실제적인 권한이 없는 천황을 꼭두각시로 이용해 명령을 내렸다. 군국주의자들에게 고고학으로 밝혀지는 역사 자료는 위협적이기에 천황릉의 발굴을 엄격히 금하고, 『일본서기』에 서기전 660년 일본 왕통이 시작됐다는 역사 날조는 여전히 유지되어야 할 부분이 되고 만다.
"문제는 그보다 심각하다."
"나는 1930년대 일본에서 살았고 당시의 지배적 정신이 어떤 것인지를 안다. 나를 경악하게 하는 것은 그때와 똑같은 정신이 지금 되살아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군국주의, 네오군국주의라고 불러도 좋다. 본질은 같은 것이니까. 일본의 선량한 사람들은 1930년대의 그러한 군국주의에 아무 저항도 하지 못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학자를 비롯해 일반인들이 일본식 교육의 주입 아래 지나치게 겁을 먹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한국을 대표한다는 역사학자나 미술사가들에게는 자신의 주장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아 광야에서 혼자 외치는 듯한 외로움을 느낀다고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다.
“몇 년 동안 나는 칼럼을 통해 일본의 미술사가들이 이미 동아시아의 예술사를 자기네 뜻대로 다시 썼으며, 그에 따라 한국인이 만든 예술품 다수가 일본예술로 편입돼버렸다는 사실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예술사가인 전문가로서 내 이러한 주장은 한국 언론에서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일본이 한국에 가한 잘못 중에서도 최악의 것은 한국문화를 말살해서 한국인이 자신의 과거에 대한 자부심을 잃고 자신을 비하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일본 것인지 한국 것인지 따져보지도 않고 ‘좋은 것은 무조건 일본 것’이라고 거머쥐는 사고가 만연하다. 일례로 7세기 아스카 불교 미술품이 일본 박물관에 소장됐다는 이유만으로 한국 것이 아닌 일본 것이라고 치부해 버린다. 그러나, 본인은 법륭사를 중심으로 한 일본 아스카시대 불교 예술품이 한국에서 비롯된 것임을 역설하고 학생들에게 그렇게 가르쳐왔다. 그러자 일본 태생의 한국인인 이화여대 대학원생 하나는 내 강의를 ‘아집’으로 간주했다.”
“예술가로서 본인은 거만한 일본 미술사가들이 7세기 일본의 중요한 국보 미술품들이 한국적 진수가 담긴, 한국인 손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인정치 않으려 한다는 것을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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